최근기사

이 기사는 1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은경

청주시 용암1동 주민센터 주무관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라는 동요를 어렸을 때 많이 불러봤을 것이다. 동네에 핀 꽃과 강아지에게도 인사를 하며 잘 지내는지 확인하던 이웃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다 최근 복지사각지대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각종 사건사고로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가 다시 높아지면서 안부를 살피는 여러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서울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사각지대 발굴·관리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그 일환으로 읍·면·동 복지허브화'가 본격 추진됐다. 청주의 경우 전체 43개 읍·면·동 가운데 15곳에서 복지 허브화사업이 추진 중이며 4개 읍·면·동은 기본형(1개 지역담당), 11곳은 권역형(3~4개 지역 담당)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복지허브화 추진으로 관리대상자는 2배 이상 늘었지만 직접 발굴하고 사례관리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찾아가는 맞춤형 복지 실천'이라는 당초 취지를 이어가기엔 부족함이 있어 더욱더 민·관 협력이 필수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 '복지통장제'의 시행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복지통장제'란 기존 통장의 임무에 복지 관련 업무를 추가로 부여해 통장이 복지 취약가구를 방문해 주민의 생활을 살피고 위기 가구가 발견될 경우 동 주민센터와 연계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관 주도의 일률적인 복지행정에서 벗어나 '이웃이 이웃을 돕는다'라는 주민 스스로 내 이웃을 보살필 수 있는 주민 주도 복지 조직을 조성해 나가는 데 첫 발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용암1동은 인구 4만 여 명이 거주하는 도·농 복합지역으로, 중산층과 빈곤층 영구임대아파트가 상존해 복지 수요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그로 인해 복지통장들의 역할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복지공무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첫째, 통장과 이웃 간의 신뢰로 거부감 없는 가정방문이 이뤄진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대상자들의 이웃사촌으로 자연스레 유대감과 신뢰감이 형성돼 있는 통장에게 본인의 사정을 말하기 부끄러운 이웃들이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고,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으로 깊이 있는 상담이 어려운 대상자들은 통장님과 함께 가정방문하여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등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둘째,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용이해진다. 대부분 복지사각지대에 속한 사람들은 정보부족으로 스스로 서비스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기존 수급 신청에 대한 거절의 경험이 서비스 신청을 기피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복지통장은 주민센터에 수시로 방문해 주민들이 알아두면 좋을 다양한 시책이나 소식지를 꼼꼼히 메모해 재빨리 전달하는 역할도 하는데, 단순한 알림이 아닌 누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미리 파악하고 재빠르게 전달하는 맞춤 알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셋째, 마을복지 전문가로서의 자질향상에 이바지하게 된다. 각종 고지서, 후원물품, 쓰레기봉투 등을 전달하는 기본 업무 외에 복지역량 강화를 위한 복지통장제도의 이해, 노인ㆍ장애인에 대한 이해, 주민상담 기법 등에 대해 교육을 받아 보다 전문성과 사명감을 갖고 주민들과 소통하여 자칫 지나치게 되어 홀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웃을 살리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상부상조'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사회적 무관심과 지역주민간의 소통 부재로 자살, 고독사 등 여러 사회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는 요즘 따뜻한 안부인사, 소통의 대화를 한번이라도 더 건네고 정겨운 동네 만들기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복지통장들의 활동이 앞으로도 기대된다. 또한 복지통장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발굴된 이웃이 제대로 보호받고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합쳐져야 할 시점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