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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2.27 13:51:15
  • 최종수정2017.12.27 15:31:49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미호천을 미호강이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 귀에는 미호천이 익숙하게 들리며 전국의 하천 중에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음성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진천을 거쳐 흘러오다가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과 합류하여 넓은 오창 들판을 적시고 금강으로 흘러가는 미호천은 청주시의 생명줄이며 충청북도에서는 매우 중요한 하천 중 하나이다.

미호천은 주변의 넓은 평야지대와 나지막한 구릉, 풍부한 산림으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등 인간이 살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미호천의 풍부한 강돌은 석기를 만드는 재료로 부족함이 없었기에 구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었던 환경을 제공해 주었으며 미호천변에 있는 청주시 옥산면 소로리에서 발견된 볍씨는 우리나라가 벼농사의 원류임을 알려주는 귀중한 유산이 되고 있다.

그런데 옛 청원군 강내면과 강외면에 있는 하천으로 여겨져 온 미호천을 음성, 진천, 청주 지역의 하천까지 그 범주에 포함시킴으로써 정부에서 하천 관리를 하는 데는 일관성이 있고 편리하겠지만 하천 주변 주민들로서는 원래의 하천 이름이 있는데 미호천이라 부른다고 하니까 혼란을 느끼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미호천이라 부르는 하천에서 40-50km 떨어진 음성군 삼성면 지역에서는 미호천의 발원지라는 명예를 얻은 덕분에 생소한 이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충북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 마이산에서 발원한 물길이 처음으로 '미호천'이라는 지명을 얻게 되는 곳은 삼성면 양덕리의 덕정저수지에서 1.5km 하류 지점이다. 동리천과 도치천이 흘러들어간 덕정저수지에서 1.5km를 내려오면 삼성면 대야리에서 흘러내려온 대야천과 만난다. 삼성면 덕정로 62번 길과 92번 길이 합류하는 이 지점부터 공식적으로 '미호천'이라는 지명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 '지방하천 미호천'이라는 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있는데 표지판에는 '하천구간 시점은 음성군 삼성면, 종점은 청원군 강외면'이라 되어 있으며 하천연장은 15km, 유역면적은 133.27㎢로 되어 있다. 금왕읍 도청리에서 흘러오는 도청천을 발원지로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도청천은 미호천의 지류로서 미호천의 상류를 형성하고 있는 하천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미호천이라는 지명은 삼성면 덕정리 대야천과 합류하는 지점부터 시작돼 증평 보강천과 합류하는 청주시 오창읍 여천리까지는 지방 하천, 그 아래 금강과 만나는 세종시 합강까지는 국가하천으로 분류돼 있다. 전체 길이 89km에 이르는 이 장구한 물줄기의 이름이 왜 '미호천'일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학계에서도 아직 분명하게 단정 짓지 못하고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이 <까치내와 미호천, 그 삶의 여정(2014년)>을 기획하며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미호천이 지나가는 마을마다 여러 가지 이름으로 다르게 불려 왔다. 대동여지도, 동국여지도 등 18~19세기에 제작된 옛 지도를 보면 작은 하천들과의 합수머리 부근에 따라 상류부터 합강 부근까지 각각 번탄(磻灘), 오근진(梧根津 : 까치내인 작천 건너편 나루터), 작천(鵲川 : 현재 까치내로 불림), 진목탄(眞木灘 : 미호천과 병천천이 만나는 지점), 망천(輞川 : 현재의 석남천으로 추정), 부탄(浮灘 : 청주시 강내면 태성리 인근 동막천), 미곶(미호천과 조천이 만나는 부근), 동진(東津 : 금강과 만나는 합강머리 부근) 등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가운데 작천(까치내)은 옛 지도 대부분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특히 작천의 현재 이름인 까치내는 청주시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무심천과 미호천이 만나는 지점으로 미호천 물줄기 중 가장 아름다운 곳에 속한다. 미호천이 하나의 하천으로 널리 사용되고 지도상에 미호천이라는 이름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부터로 보인다."고 하면서 미호천이라는 이름이 일제 강점기에 처음 지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근거로서 미호천이라는 이름이 옛 책에 직접적으로 등장한 것이 일제강점기인 1911년에 간행된 '조선지지자료 충청북도편 청주군'의 기록과 1923년 제작된 '조선지형도 청주편'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지형도 청주편'에서는 미호천이 무심천과 만나는 지점을 경계로 하류쪽은 작천, 상류쪽은 미호천이라 했으며 청주와 조치원을 잇는 다리의 명칭을 미호천교라 표시함으로써 당시 사용된 지명이 현재까지 이어져 하천명으로 굳어지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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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