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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협

보은교육장

며칠 전 눈이 소복이 왔다. 매우 아름다운 아침풍경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었다. 우리 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이 학교지원 동아리 활동으로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와 일산 미래교육박람회에 견학을 가셨기 때문이었다.

가는 날에는 눈이 펑펑 내렸고 오는 날엔 비가 많이 왔지만 무사히 잘 다녀왔다는 메시지가 왔다. 안도하는 마음으로 그룹 채팅창에 한 줄을 남겼다.

"고생하셨는데, 비오는 날은 함부로 웃으면 안돼요.(비웃음) 눈 올 때는 막 웃어도 되고요.(눈웃음)"

"교육장님, 말씀 받들어 웃음 잘 참았다가 눈 오는 날에 맘껏 날리겠습니다"라는 답변이 올라왔다. 나의 이런 어설픈 유머에도 재치 있게 답변해주시는 장학사들이다.

이 에피소드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유머가 있는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지원청 또한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하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형성돼 온 보은만의 문화이다. 구성원들 사이에 오고가는 유머,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친절한 태도로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것이다. 우리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유머로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근무할 때 학교도 계속 행복한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수요자가 원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신뢰받는 학교경영이다. 학교 구성원들 간의 신뢰는 안정적인 학교경영과 학교발전에 기본바탕이 된다. 39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학교와 교육청에 근무하면서 크고 작은 많은 갈등 상황을 만났지만 큰 무리 없이 잘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에 쌓아놓은 신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내 신뢰 쌓기 비법은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보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빠른 시간에 해결해주는 것이다.

최근 시내 학교장으로 재직했을 당시의 일이다. 학교에 부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학교개선 사항을 조사해 유치원 모래장 펜스(유기견들의 볼일 방지)와 실습장, 그리고 교사들을 위한 체력 단련실 설치 및 교직원 휴게실의 오래 된 냉장고를 교체해줬더니 자연스럽게 이것저것 고쳐야 할 것을 제안해주셔서 즉시 반영해 드렸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작게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 근처 외부에 시계와 수도를 설치해달라는 것 등이 있었고, 크게는 통행로 비막이 설치, 하늘정원 보수, 운동장 그늘막 설치 등이 있었다. 적은 예산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은 즉시 해결해주었고, 비교적 큰 예산이 필요한 것은 연도 말 분야별 불용액을 모아 해결해 줬다.

그 결과 다들 이렇게 빨리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만족해하고 고마워했다. 학교장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지만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바로 그것을 해결해 주었다는 것, 그리고 즉시 반영하였다는 것이 그들을 만족하게 했던 것이다. 물론 이것만이 신뢰를 얻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유머가 있는, 권위보다는 섬김으로 수요자가 원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신뢰 받는 경영자가 되도록 노력한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도 문득 한 마디 위트로 웃음 건네는 경영자가 더 많아 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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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