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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공직사회의 부패는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공직자의 도덕성이 끊임없이 강조되는 이유는 아주 분명하다. 국민 안전과 행복을 위해서다.

*** 허위 경력자는 암 같은 존재

복마전이 따로 없다.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났다. 퇴직자의 재취업 경력 조작 사실이 모든 걸 다시 증명했다. 기막히고 분통터지는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퇴직 건설기술자 1천700여 명이 경력을 부풀려 재취업했다. 지자체별로는 전북도가 142명으로 가장 많았다. 충북은 113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다. 공기업에선 한국농어촌공사가 176명으로 가장 많았다.

공직 출신 재취업자 허위 경력 비율이 퇴직자 3명 가운데 1명꼴이다. 이들 중 일부는 단체장 직인까지 위조했다. 고용 업체는 이들의 허위 경력을 이용해 각종 용역 사업을 따냈다. 지휘권 남용 등 비위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충북의 비율은 전국 최상위권이다. 특히 관리·감독 주체인 과장급(기초단체) 이상 고위직들이 많았다. 허위 경력자 113명 가운데 101명이 고위직이었다. 무려 89%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퇴직 공직자들의 경력 부풀리기는 오래된 관행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요즘 말로 하면 '적폐' 그 자체다. 허위 경력을 꾸미는 퇴직자가 문제다. 하지만 사실은 너무 쉽게 경력확인을 내주는 지자체와 공기업이 더 큰 문제다.

지자체와 공기업은 공공기관이다. 모든 면에서 모범적이어야 할 조직이다. 그런데 먼저 나쁜 짓을 하고 있다. 갑질과 불공정 관행을 일삼고 있다, 전관예우 관행도 여전하다. 공직 이미지 추락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를 웅변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우선 '경력관리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허위경력 발급을 막기로 했다. 고위직 경력에 대한 평가 룰도 개선키로 했다. 부패유발 요소를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키로 했다.

그러나 공직사회에 만연한 비리 구조의 뿌리는 깊고 단단하다. 쉽게 뽑히지 않는다. 대충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공공 영역은 물론 민간 영역까지 도려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이 결탁하기 어려운 제도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실태를 들춰 볼수록 가슴만 더 답답해진다. 명쾌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건 허위 경력이 만연한 사회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이다. 반드시 그 싹을 잘라 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사회 각 분야에는 아직도 허위 경력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 남의 경력을 내 경력으로 조작·둔갑시켜 득을 보고 있다. 내 몸의 암과 같은 존재들이다. 반드시 색출해 추방해야 한다. 이런 것마저 청산하지 못하는 적폐청산 구호는 부질없다.

망설이는 호랑이는 벌보다 못하다고 했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할 수 있는 건 없다. 과거 적폐와의 결별은 우선 내 과거와 결별부터다. 내 적폐를 먼저 척결해야 할 수 있다. 공직사회 적폐청산도 다르지 않다.

*** 허위 경력자 명단 공개해야

대충 넘길 일이 아니다. 허위 경력자 명단부터 공개해야 한다. 공직자 출신이기에 더 그래야 한다. 비위 가담자는 직급을 막론하고 엄벌해야 한다. 비위 방치 기관장도 마찬가지다.

적폐청산은 혁명만큼 어렵다. 적어도 우리 사회 구조에선 그렇다. 나를 혁명하지 않고 남을 혁명하긴 더욱 어렵다. 실패한 혁명은 대개 혁명을 일으킨 자가 혁명되지 않았다. 적폐청산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물론 이번에 적발된 사람들은 처벌을 받게 된다. 비위의 정도에 따라 조치가 내려진다. 물론 그렇다고 다 된 건 아니다. 옳고 바른 사람들이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세상의 큰 이치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의 오랜 적폐소식에 제천 화재 참사가 오버랩 되는 이유가 뭘까.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다시 소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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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