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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2.05 15:48:29
  • 최종수정2017.12.05 20:17:01

조주연

충북도립대 자치행정과 교수

사람은 수없이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부부든, 연인이든, 부모든, 친구든지 간에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게 된다.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는 관계가 이루어지게 되면 생각만해도 편안해지고 의지가 되는 그런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아마 대부분의 결혼하는 사람들은 뜨겁게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여 결국 결혼에 성공한 사람들일 것이다.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라고 하는 '사랑을 소유하려는 욕심' 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히 평생을 함께 하고픈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호르몬이 서서히 사라지게 되면서 처음에 느끼던 사랑의 감정은 점점 흐릿해져 가기 시작할 것이다.

사실 와이프, 여보, 아내, 엄마라고 불리우는 존재들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이를 낳는 엄청난 산고의 고통을 참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의 젖을 먹이기 위해 아프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낮의 구분이 없이 2~3시간에 한번씩 일어난다. 우리 아내만 해도 산후조리원에서 부족한 잠과 너무나 아파 잘 걷지도 못하는 몸을 이끌고 아이에게 수유하러 가는 아내를 볼 때마다 '저것이 엄마구나 이래서 엄마가, 모성애가 대단하다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엄마들 보다 더 힘들게 아이를 낳았던 아내였기에 몸이 더 힘들고 지쳤을 터인데도 안나오는 모유 때문에 보기만 해도 속이 안좋다는 미역국만을 세끼 내내 억지로 먹으며 몇 달을 버텼고, 아이에게 수유를 하면서도 "모유가 많이 안나와서 엄마가 미안해" 라는 말을 할 때면 이상한 감정에 눈물이 핑 돌곤 했었다. 그 때 필자가 아내 몰래 아이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한테 잘해야 해. 적어도 아들에게는 엄마같은 사람은 없어" 라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3살 된 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엄마의 속을 뒤집어 놓는 일이다. 엄마의 길은 참 험난하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아내들은 가정살림까지 한다. 청소, 빨래, 식사준비, 경제적인 부분까지 모든 일들을 처리하는 내무부 장관의 역할까지 소화한다.

언젠가 아내가 자기 전에 너무 힘들었는지 "결혼하고 당신이 해준게 머가 있어?" 라는 투정을 한 적이 있다. 제일 처음 든 생각은 '나도 한다고 한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었고,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니 '나 결혼하기 전에도 아내에게 해준 거 없는데, 진짜 결혼하고 나서도, 아이 키우면서도 머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아이를 목욕시키는 일조차도 아내가 거의 도맡아서 했으며, 빨래, 청소 등의 일까지 아내가 했다.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니 '내가 바쁘게 일하는 이유는 가정을 위해서 인데, 왜 나는 가정에 소홀하면서 일을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었던 것이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하는 오류인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회 생활을 하는 것인데, 언젠가부터 일을 위해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필자가 든 생각은 '그럼 피곤하고 지쳐있을 아내를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였다. 그래서 낸 결론은 아내에게 쉴 수도 있고, 자신의 자존감도 키울 수 있도록 자신을 위해 '힐링' 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였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필자는 아이가 3살이 되어가는데도 아내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거나 쉬는 시간을 준 적이 한번도 없는 나쁜 남편이었던 것 같다. 혹시 이글을 읽고 자신이 필자처럼 나쁜 남편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이라도 아내를 위한 하루를 선물하는 게 어떻겠는가? 아주 작지만 이 하루를 선물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사랑하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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