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혜진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경영학박사

 1년의 마무리를, 혹은 내년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한 계절 12월이다. 이 시기에는 여러 가지 업무와 관계된 마무리와 준비 뿐 만 아니라, 이 시기를 기다렸다는 듯 그 간 미뤄왔던 회식과 송년회로 또 한 번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말단 직원의 입장에서 회식을 상상 해 보면, 넓은 방 가운데 가장 높으신 분이 자리를 잡으시면, 그 앞과 옆으로 직급별로 자리를 찾아 앉게 된다. 보통 삼겹살이나 돼지갈비가 회식 메뉴로 결정되지만, 높으신 분께서 큰 선심을 쓰는 날이면 쇠고기가 메뉴에 오르기도 한다. 자리에 착석하기 무섭게 테이블의 맨 끝에 앉은 막내들은 선배님 자리 앞에 가지런히 수저와 젓가락을 곱게 놓아드리고, 또 다른 막내는 재빠르게 물 잔에 물을 채워 선배님들께 놓아 드린다. 소주와 맥주가 섞인 일명 폭탄주를 연신 몇 잔 들이키는 순서가 이어지고, 말단 사원들은 안주 한 젓가락 입에 넣을 새 없이 선배님들의 부르심에, 이런 저런 심부름에 엉덩이가 바닥에 닿을 새가 없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높은 상사에게 술도 한잔 올리면서 얼굴 도장도 찍어가면서 이래저래 분주했던 술자리가 마무리 되고 나면, 몸도 마음도 녹초가 되고 시간도 자정이 넘어가기 일쑤이다.
 
회사에서 높은 분이 생각하는 회식은 어떨까? 요즘 젊은 친구들은 당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차를 마시면서 혹은 밥을 먹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이 시큰둥할 때가 많다.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느라 다들 고생하고 있으니 밥이라도 한 끼 따뜻하게 먹여 집에 보내고 싶은 마음에 맛있는 저녁을 먹자고 하면 다들 퇴근 후에 약속이 있다며 한명 두 명 슬금슬금 없어진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끼리 사적인 대화도 공유하면서 친밀하게 일하면 일의 시너지도 오를 텐데 너무 사무적인 관계가 안타까워 이렇게 저렇게 소통하는 방법을 생각 해 보지만 퇴근길에 자그마한 고깃집에 둘러앉아 소주 한잔 하는 것이 그들이 선배들로부터 배운 소통의 방법이다. 그나마 상사를 따르는 몇 몇의 직원들과 소주한잔 하고 나면 가뜩이나 가벼운 지갑이 더욱 가벼워 질 테지만, 그래도 후배들이 열심히 일 하는 모습을 보면 더 많이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회식이라는 하나의 과정을 두고 상사와 직원들은 동상이몽에 빠져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회사라는 공간에서 회식을 하는 이유는 '소통'과 '재충전'이다. 사무실이라는 제한적인 상황과 공간에서 얘기 할 수 없었던 속내를 어느 정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그동안의 스트레스도 날려 버리고 다시 열심히 시작 해 보자는 결의를 갖게 하는 재충전의 시간인 것이다. 고용노동부에서 제안한 근무혁신 10대 제안 중 건전한 회식 문화를 위해 '회식의 119 원칙'이 있다. '회식은 1(일)생활 균형을 위해 1차에서 9시 전에 끝내기'이다. 사실 직원들 간의 소통과 재충전을 위해서 회식을 갖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 한 것이지, 전투 모드로 새벽까지 직원들과 술에 취해 함께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근로자들의 일 이외의 나머지 '삶'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위한 회식의 시간도 중요 한 만큼 퇴근 후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직원들의 재충전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회식 시간에는 높은 직급의 상사일수록 요즘 직원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포부가 있는지 들어주려는 자세로, 또 업무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은 어떻게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 선배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소통'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