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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질곡 힘들어도 책은 희망으로 남아

청주시 수동 대륙서점 1960년대부터 운영
아이엠에프 여파로 위기… 친절한 서비스로 극복
동네의 문화공간이자 쉼터 되고파

  • 웹출고시간2017.11.08 21:14:54
  • 최종수정2017.11.08 21:14:54

이주희 대륙서점 대표.

ⓒ 강병조기자
[충북일보=청주] '책 읽지 않는 사회'라는 표현조차 낡아버린 시대다.

인터넷에 넘쳐대는 각종 콘텐츠와 2000년대 중반부터 쏟아진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기기가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사람 나이로 따지면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낡은 서점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대륙서점과 이주희(58) 대표의 이야기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자리한 대륙서점은 소매를 겸한 서적도매업체다. 1960년대 문을 연 이후 줄곧 운영을 이어왔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주희 대표는 70년대 중후반 16살의 나이에 당시 청주 북문로 옛 서울신탁은행 근처에 있던 대륙서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서점과 연을 맺게 된 건 책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이 대표의 가난한 집안형편 때문이었다.

"가난한 형편에 이른 나이에 일을 해야만 했어요. 그 시절에는 장사가 잘 될 때라 '책 장사'인 서점에서 일을 시작했죠. 벌써 30년이 넘었네요."

그의 말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책이 잘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도매업체인 대륙서점도 당시 청주 뿐 아니라 증평, 보은, 괴산 등에 책을 납품했다.

청주 시내 납품업체만 100여곳에 달했다.

"지금은 전에 비해 10분의1도 안돼요. 그 땐 어린 학생들이 독후감을 쓰기 위해 서점을 찾았고, 여중생들은 삼삼오오 잡지를 사러 들렸으니까요."

잘나가던 서점에 위기가 닥친 건 지난 1997년 터진 아이엠에프(IMF)의 여파였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자리한 대륙서점 외관.

ⓒ 강병조기자
당시 국내 최대 단행본 출판사였던 도서출판 고려원이 부도가 나면서 거래를 이어오던 대륙서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던 이 대표는 입을 꼭 다물었다.

"정말 웬일인가 싶더라고요. 타격이 정말 컸어요. 서점 문을 닫아야 되지 않을까 고민 하던 시기였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 책 읽는 사회 분위기는 여전했던 탓에 서점은 간신히 고비를 넘겼다.

이 대표의 노력 또한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절판이나 품절된 책을 구하려는 이들이 이 대표를 찾았다.

다른 서점에선 구할 도리가 없다던 책이었지만 이 대표는 발품을 팔아 끝내 고객에게 책을 전달했다.

이 대표의 노력에 위기 속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셈이다.

책으로 둘러쌓인 대륙서점 내부 모습.

ⓒ 강병조기자
최근에는 인터넷 서점의 영향으로 서점 경영상황이 더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11일 도서정가제 시행 3주년을 맞는다. 지난 8월에는 현행 정가제를 3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도서정가제는 서점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30여년 간 현장에서 몸소 느낀 이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오프라인 서점에선 도서정가제의 효과가 유명무실하다는 것.

"할인 경쟁에서 인터넷 서점을 이기기 힘들죠. 또 제휴카드 할인 같은 것들이 많아 실제로 정가로 팔리는 경우가 드물어요."

서점 바닥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은 다시 올 수 있을까.

"학교에서 책 읽는 문화가 다시 정착됐으면 좋겠어요. 옛 서점은 동네의 문화공간이자 쉼터 같은 곳이었어요. 지역사회의 문화 발전을 위해 책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대륙서점의 낡은 간판이 오늘따라 유난히 빛났다.

/ 강병조기자 dkrm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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