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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한국문화창작재단 이사장

"제 사주에'도화살'이 많아 고민입니다."

얼마 전, 한 여인이 수심 가득한 얼굴로 연구실의 문을 두드립니다. 사주(四柱)를 풀다보면, 흔히'도화살(桃花殺)'이라는 것이 등장하죠. 이 사주를 가진 사람은 색(色)을 탐하고 이성문제가 복잡한 사람을 말한다고 알고 있거든요. 또한 인륜을 거스르는 행동으로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부정적 인식도 깔려있어요. 흔히'끼'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도화살'이 많이 나타납니다. 바꾸어 생각을 해보면, 탤런트, 영화배우, 가수, 성악가, 화가, 아나운서와 같은 직업군에'도화살'은 어김없이 등장하죠. 자신이 갖고 있는 끼를 잘 활용한 결과지요. 바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양지로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한쪽 문을 닫으실 때, 다른 한쪽 창문을 열어놓으신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초보 수녀 마리아에게 수녀원 원장이 들려준 말입니다. 영화 속 대사지만, 자연의 흐름이 그대로 담겨 있어요. 무언가 막혀 있으면 반드시 열린다는, 열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방황하던 마리아에게 열린 다른 창문은 바로 폰 트랩 대령 집이었던 겁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마리아가 아이들의 가정교사로서 행복하게 보내다 덜컥 대령과 사랑에 빠진 거죠. 두려웠던 마리아는 다시 도망쳐 수녀원으로 달아납니다. 이미 남작부인과 결혼할 예정이었던 대령과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었던 거죠. 괴로워하는 마리아에게 원장은 다시 용기를 줍니다.

"네가 살아있는 한 매일 줄 수 있는 사랑. 모든 사랑을 쏟을 꿈을 찾아야 해. 모든 산을 오르라. 모든 강을 건너라. 모든 무지개를 따라가라. 너의 꿈을 찾을 때까지. 마리아! 성당은 대피하는 장소가 아니란다. 정말 좋아한다면 그 사랑에 맞서라."

좌절과 슬픔의 다른 이면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기쁨과 행복이 존재하죠. 하지만 움직이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슬픔에 맞서지 않는다면 영원히 그 안에 갇혀 헤어나질 못하게 됩니다. 결국 마리아는 다시 자신의 사랑을 찾으러 돌아가 마침내 대령과의 사랑을 이룹니다. 첫사랑에 실패한 장녀 리즐은 가정교사에서 엄마가 된 마리아에게 묻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번에는 마리아가 원장수녀님처럼 장녀를 위로하고 격려하죠.

"잠시 울게 되겠지. 그 다음 태양이 다시 떠오르기를 기다리지. 태양은 늘 다시 떠오르니까. 학교를 피난처로 삼으면 안 돼. 정면으로 맞서라."

자신의 운명에 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극복해 나간다면 슬픔과 한 몸인 기쁨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손바닥 뒤집기처럼 생각을 바꾸면 삶도 변화할 수 있는 겁니다.

전국시대 초나라에 무기상인이 있었어요. 그는 창과 방패를 팔러 다녔죠.

"이 방패는 아주 튼튼해 어떤 창이라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놀라운 방패를 사려고 몰려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그 상인이 등장했어요. 이번에는 날카로운 창을 팔고 있었지요. 그 상인은 다시"여기 이 창은 어떤 방패라도 단번에 뚫어버릴 만큼 날카롭습니다."라고 외쳤어요. 그때 구경꾼 중 한 명이 말했지요.

"이런 엉터리 장수야. 모든 방패를 뚫는 창과 모든 창을 막을 수 있는 방패라니. 이런 모순이 어디 있어·"

그래서 말과 행동이 앞뒤가 서로 일치되지 않는 것을 모순(矛盾)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모순 속에도 긍정과 부정의 균형은 절묘하게 감춰져 있죠. 분명한 것은 현재 우리의 손에 쥐어진 것이 창인지 방패인지 알 수 없지만,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과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나의 몫이 아닐까요. 높은 산에는 어김없이 깊은 골이 존재하는 것처럼 긍정과 부정은 결국 한 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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