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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0.26 16:11:48
  • 최종수정2017.10.26 16:11:48

임선숙

증평도서관장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높은 푸른 하늘은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멀리한다. 이유 중 하나는 학창시절에 독후활동으로 감상문 쓰기나 감상화 그리기를 강요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글을 얼마나 잘 썼는가 또는 잘 그렸나에 따라 독서 여부가 결정되었고, 이런 상황은 독서하는 즐거움을 상실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문제는 글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도서'과학자의 서재'를 쓴 최재천 박사도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학적 형식의 글을 주로 쓴다면 미국에서는 논리적인 글쓰기가 요구되어 미국 유학시절에 글을 쓰면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잘 쓴 글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술술 읽혀지는 글이다. 잘 읽혀진다는 것은 아마도 독자에게 글쓴이의 뜻이 잘 전달되면서 읽혀진 글일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은 글쓰기를 즐기지도 않고 또한 잘 쓰지도 못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책을 읽고 자주 써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글쓰기에 자신 없는 사람도 독후 활동을 꼭 글쓰기로 정해야 할까 의문이 든다.

요즘 도서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들을 살펴봐도 인터넷과 스마트폰 활용이 일상화되어 도서관에 오면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 게임 이야기를 하고 같이 동시에 접속해서 열을 올리며 게임에 빠져든 아이들을 보게 된다. 이런 아이들에게 독서해야 한다고 열심히 말해도 소귀에 경을 읽는 격일 것이고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런 학생들이 잠시라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을 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도서관에 친구를 만나거나 학원가기전 도서관에 잠시 머물다 가는 학생들을 도서관에 좀 더 머무르게 할 방법을 고민하다 설문조사한 결과 많은 학생들이'뮤지컬'을 적었다. 학생들이 뮤지컬을 원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문화수준이 높아졌고 다른 한편으로는 즐거움을 찾는 것 같다.

설문조사를 참고해서 시끌벅적한 뮤지컬 강좌를 개설해 보자. 독서를 강요하지는 않지만 기본 독서를 하고, 재미있게 극본도 써보고 소품도 만들고 하면서 작품을 이해하고 독후감상을 온 몸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용해야 한다는 도서관이지만 시끌벅적한 도서관으로 변화를 시도했기로 했다.

시골도서관이라 한정된 예산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지원했다. 온몸뮤지컬컴퍼니와 협업하여 공모한 것이 선정되어 초등학생 대상으로 뮤지컬을 배우는'2017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운영하게 되었다. 주제는 온몸으로 표현하는 뮤지컬로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금년 6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에 운영하고 있다. 내용은 우리나라 신화를 읽고 표현하는 과정이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처음에는 발표와 표현이 어눌하고 쑥스러웠으나 지금은 매우 즐겁게 열정적으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뮤지컬과정은 문학적인 글쓰기, 논리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의사표현 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어야하는 필요성을 다양하게 알려주기 위해 선택했다.

독후활동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뮤지컬 장르를 선택해 시끌벅적한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 도서관은 조용해야 한다는 이미지를 벗어나 노래와 춤으로 소란스럽다.

도서관에 근무하면서'조용히 하세요, 독서를 많이 해야 합니다. 책을 읽는 만큼 쓰기도 중요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던 내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도서관마다 그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야겠지만 우리도서관은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즐겁게 오고 싶은 도서관으로 만들자. 그리고 학부모들이 자녀가 도서관에 가면 마음도 놓이고, 행복지수도 올라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 따라서 금년은'시끌벅적 놀이터, 도서관'을 표방한다.

이제 증평도서관은 소란스러운 그리고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하는 요람이 되고자 한다. 뮤지컬 수업을 통해 어려운 문장을 단 세 줄 문장으로 요약하는 글,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글, 품위를 갖춘 아름다운 글을 배워 재미있는 독서와 글쓰기로 다가가려 한다. 뮤지컬이란 장르로 시작하지만 그 밑바탕엔 독서와 극본 작성과 표현을 배우게 된다. 독서 후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즐거움과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증평도서관은 늘 변화를 꿈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도서관 직원의 노력과 학부모, 지역주민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양질의 독서문화를 형성하는 공간, 학생들이 정신적으로 편안한 안식처이자 독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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