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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0.16 14:28:16
  • 최종수정2017.10.16 17:44:54
[충북일보] 선심(善心)을 악용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그 사이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아예 기부를 하지 않겠다는 '기부 포비아(Phobia·공포증)'도 우려되고 있다.

충북도내 모금단체들도 별로 다르지 않다.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기부 공포증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며 '기부의 계절'이 다시 찾아오고 있지만 나눔의 정이 얼어붙을 것 같아 걱정이다.

최근 터진 일명 '어금니 아빠사건'의 영향이 가장 크다. 어금니 아빠로 불린 이영학(35)씨는 희귀병을 앓는 딸을 앞세워 후원금을 모금했다. 지난 2005년부터 인터넷·SNS 등을 통해 딸 치료비를 이유로 후원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라는 제목의 책까지 발간해 모금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사람들은 이씨의 사연에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중학생 딸의 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게다가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복지혜택을 받으며 생활하면서도 외제차 등을 몰고 다니며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성매매·성폭행 등 각종 범죄 혐의와 전과 18범이었던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이씨의 범죄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선의로 행해지던 기부 행위가 위축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충북도내 모금단체도 충격에 휩싸였다. 단체 후원, 개인 기부는 물론 약정·후원 프로그램 등의 참여율이 저조해질까 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충북에서 가장 큰 모금단체인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당장 오는 11월 20일부터 시작되는 '희망2018캠페인'을 걱정하고 있다. 연말에 진행되는 가장 큰 후원 캠페인에서 모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충북공동모금회로 기부금 사용 내용을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우리는 각종 모금단체에 기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모니터링 시스템 마련을 주문한다. 이제 기부·후원자들도 수혜자 및 단체에 대한 사전 조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

기부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 마련도 필수다. 기부금은 정확히 올바로 쓰여야 한다. 어떻게 쓰이는지 따지고 살피는 건 건전한 기부 문화 발전을 위한 일이다. 지원금이 100% 수혜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진행 과정에 드는 비용 때문이다. 기부와 후원, 수혜 과정까지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 있다. '선의가 악의에' 혹은 '악의에 선의'가 이용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기부자들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 역시 필수다. 우선 홈페이지를 통해 연말 결산보고, 이사회 회의록, 업무추진비 현황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고유 목적 사업비와 일반 관리비 내용을 살펴보고 실제 사업에 얼마나 쓰였는지 볼 필요가 있다.

각종 모금단체는 훌륭한 선의에도 종종 허술한 시스템으로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방자치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위한 고정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궁극적으로 소통의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부에 대한 불신은 최악이다. 먼저 기부자가 신뢰받는 인물이어야 한다. 기부 수혜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기 위해 모니터링 기구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서로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 정착이 가능해진다.

기부금이나 후원금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 쓰여야 한다. 선의가 악의에 이용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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