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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희

㈔호텔관광학회 이사

이제 또 있을까 말까한 추석 연휴는 끝이 났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나의 마음속에 구멍이 뚫리는 기분이 든다. 벌써 한해가 다 가고 있구나! 그렇지만 축제의 계절임을 말해주듯이 여기저기서 축제 개최소식이 들려온다. 지난달 독일의 옥토버 페스티벌과 스페인 라마르세 축제를 다녀온 이후 나는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시차 탓, 계절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문화적인 축제 충격도 분명 무시하지 못하겠다. 1985년 이후로 해외마케팅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과 축제에 자원봉사자도 없고 시민참여 기회도 없다고 말하던 옥토버 페스티벌 마케팅 담당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왜 이 축제에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것이냐는 질문에 12년째 감독직을 맡고 있는 감독님의 말씀은 단지 전통의상을 입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오는 것이란다. 허를 찔리는 답변이지만 울림이 있다.

사람... 난 이번 여행에서 친구가 생겼다. 이 나이에 누군가를 만나 친해진다는 기대는 감히 하지도 않았지만 처음 본 사람과 불편한 마음으로 호텔방을 함께 쓰고 여행기간을 보내지 않기만을 바랐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통해서 즐겁게 여행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또 행복한 여행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난 그동안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살았다는 거다. 그렇다고 재미를 또 모르고 살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이번 여행 7인의 멤버들은 내내 유쾌했다. 그 친구와는 우연찮게 같은 나이라서 자연스럽게 방을 같이 쓰게 되었다지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여행을 참 잘 왔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각자 분야에서 나름 대단한 축제전문가들이지만 본인 잘났다고 드러내는 사람도 없었고, 먹고 마시고, 노는 것에도 한 마음 한 뜻, 별거 아닌 얘기에도 까르르 하던 웃음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들려온다. 이렇게 여운이 긴 여행은 분명 처음이다. 축제를 매개로 잘 모르는 사람들과 단 시간에 마음이 열리고, 친해지고,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많은 여행 패턴을 체험해봤지만 이번처럼 마음 편하고, 유쾌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보낸 적은 처음이다. 이런 단어들을 마구 반복적으로 써대도 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지만 이 단어들을 빼놓고는 이번 여행을 말하기 어렵다. 우리의 이번 여행은 단지 축제를 즐기기 위함만은 아니었다. 그쪽 축제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가 들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과 궁금증을 확인하고자 했다. 그런데 틀린 얘기들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여행의 의미가 배가되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도 한창 축제 중이다. 눈이 즐거운 진주 남강유등축제(10.1~10.15), 코와 입이 즐거운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9.22~10.22), 횡성 한우축제(10.19~10.23), 건강해질 것 같은 경북영주 풍기인삼축제(10.21~10.29), 보은 대추축제(10.13~10.22), 문경 사과축제(10.14~10.29),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정읍 구절초축제(10.1~10.15), 민둥산억새꽃축제(9.22~10.29),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10.27~11.12), 장성백양단풍축제(10.27~10.29), 은근 기대되는 정동야행(10.13~10.14), 창덕궁 달빛기행(6.01~11.5), 말 그대로 추억의 충장축제(10.18~10.22), 글로벌 이태원 지구촌축제(10.14~10.15), 활기찬 양양연어축제(10.19~10.22), 귀한 송이라서 몹시 궁금한 영덕 송이장터(9.18~10.17) 등 다 가보고 싶은 축제다.

축제 기간이 임박해서 몇 개를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축제 유형이 다양한 만큼 축제 내용도 좀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축제 방문객이 받는 축제 이미지로 인해 지역 이미지가 각인되고 이는 지역 경제 발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축제가 좋고 나쁨이 있을 수 없지만 다녀와서 이 축제가 저 축제 같고, 저 축제가 이 축제 같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모방하지 말고 나라의 전통에 착안해서 창조하라"는 이번 옥토버 페스티벌 감독님께서 하신 조언이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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