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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9.26 16:45:30
  • 최종수정2017.09.26 16:45:30

박미희

청주시 서원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뜨거웠던 태양이 자취를 감추고, 이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하늘도 티 없이 맑고 푸르다. 더없이 결혼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신랑·신부의 모습은 더없이 아름답다. 결혼식에 참석한 이들이 예비부부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런 행복한 결혼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결혼 비용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30대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이 4천600만 원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제일 비싼 '집값'을 제외했음에도 말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혼수 비용인데, 1천460만 원으로 32%라고 한다.

이 조사에서 결혼비용만큼이나 눈여겨 볼 점은,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과다한 혼수와 예물·예단 등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라는 점을 우리나라 결혼 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는 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몇 년 전부터 이른바 '작은 결혼식'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작은 결혼식을 하려면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하객을 적게 불러서 예식 규모는 줄였지만, 격식은 그대로 갖추려 하기 때문에 일반 결혼식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6%가 작은 결혼식을 희망하지만 그중에 실제 작은 결혼식을 택한 사례는 5.4%에 그쳤다고 한다.

결혼비용 외에도 양가 부모님의 반대로 작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검소한 예식을 치르고 싶어 하는 젊은 층과 달리, 그동안 냈던 축의금을 회수하고 싶어 하는 양가 부모님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필자도 실제 결혼을 준비해보니, 작은 결혼식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평소 결혼비용에 거품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라 웬만한 것은 직접, 그리고 간소하게 해보고 싶었다. 상견례 후 제일 먼저 준비한 것은 예물이었다. 간소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필자와 예비신랑의 생각이 일치했던 덕에 다른 거 없이 결혼반지만 맞췄다. 너무 비싸서 장롱에 깊이 모셔둘 반지가 아니라 평소에도 매일 착용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커플링으로 말이다.

작은 결혼식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당사자 간에 충분한 대화와 소통이 있다면, 얼마든지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객의 수, 예단과 예물의 종류, 혼수의 규모 등은 현실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다들 이렇게 하니까', '이 정도는 해야 하니까'라는 막연한 생각에 사로 잡혀 당사자 간의 소통과 대화 없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부부의 연을 맺는다'라는 결혼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서, 허례허식이 인생의 새 시작을 여는 예비부부에게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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