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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희

㈔호텔관광학회 이사

벌써 한 해의 8개월을 뜨겁게 보내고 사색하기 좋은 9월을 맞이했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이로 인해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최장 10일로 길어졌다. 가을은 하늘도 쾌청하고 날씨도 좋아 모든 시름 다 잊어버리고 어디론가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재미가 없다. 운동을 같이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그 곳의 재미있는 이야기보다는 불만만 이야기하게 되고 직장에서는 직장 내 안 좋은 이야기로 모임을 마무리하게 된다. 굳이 누군가를 헐뜯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재미는 없어 일부러 화제를 바꿔보지만 시곗바늘처럼 어느새 도돌이표다.

우리 인간들은 살아가면서 얼마만큼 변할 수 있는지 나는 그 끝을 잘 모르겠다. 맹자는 사람의 본성은 의지적인 작용에 의하여 인간의 덕성을 높일 수 있는 단서를 천부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보았고, 루소는 자연이 만든 사물은 모두가 선하지만 일단 인위(人爲)를 거치면 악으로 변한다고 하였다. 나 또한 성선설을 지지하는 사람이다. 지난날을 돌이켜보았을 때 자화자찬이지만 나도 잘 나가던 때가 있었다. 금수저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불평을 하기보다는 내가 열심히 벌어 잘 쓰고 잘 놀던 때를 말한다. 콧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자신감 또한 넘쳤다. 남들이 '예스'라고 할 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한 사람이 되라는 그 당시 CF처럼 나도 것은 절대 아닌 그런 사람이었다. 남에게 불편을 끼치고 싶지도 않았고 나 또한 방해를 받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실수하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쓰며 살았다. 그러던 중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고는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삶이 심드렁해졌다. "내일 퇴원하셔도 됩니다"라고 말했던 의사의 말이 여전히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 후로 나는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살았다. 그러자 사람들이 '착하다'는 칭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착하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낯선 단어였다. 항상 당당하다, 자신감이 넘친다는 소리였는데 말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며칠 전 친한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내 친구의 너무도 달라진 모습에 놀라움을 벗어나 당황스러웠던 감정을 공유했다. 우리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좀 '솔직하다'는 것이다. 앞과 뒤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로 인해 최근에 더 친해졌다. 그러자 한 편으로 솔직한 것에 서운해 하는 감정을 가진 사람이 생겨났다. 나는 누구 편을 들어주기보다는 제3자로서 정확하게 내 의견을 전달한다고 했을 뿐인데 친구는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심하게 화를 냈다. 하필 그날이 한 차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어서, 더구나 다른 사람들도 함께 있는 비좁은 차 안 공간인지라 참았다. 그 후로 공교롭게도 내게 바쁜 일들이 생겨 한동안 친구를 만나지 못했고, 어제 그 친구가 내게 몹시 서운해 한다는 그 동생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어안이 벙벙했다. 졸지에 내가 그 친구에게 상처 준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칭찬받기 좋아하지만 칭찬하는데 인색하고, 상처를 받기는 죽도록 싫어하지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가 격노하지 않는 한 우리는 잘 모르고 지나간다. 설사 그런 지적을 받는다한들 앞과 뒤가 다른 사람들은 앞에서는 용서를 구하고 뒤로는 다른 소리들을 말한다. 사람이 자기위안이 없다면 살기 힘들겠지만 자기 잘못에 대해 너무나도 관대한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는 말자!

언니와 함께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살아가면서 또는 살아지면서 잃어가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나눴다. 꿈, 희망, 순수했던 마음, 좋아하는 사람들, 머릿속 지식, 건강 등. 의심은 늘고 불신은 쌓이고 실망은 산처럼 높아져 좋아하는 사람을 잃게 되고 갱년기만 친구로 찾아온다는 언니의 푸념이 남일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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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