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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

한국문화창작재단 이사장

가을입니다. 여름의 정념(情念)이 가신 청량한 햇빛으로 가을은 옵니다. 가을의 전령사인 투명한 햇살과 바람을 맞으러 오랜만에 공원으로 산책을 나섰습니다. 공원 한쪽에서 어린 아들이 아버지에게 자전거를 배우고 있습니다. 둥근 자전거 바퀴에 튕겨지는 빛살이 주변을 반짝이며 물들입니다.

비틀비틀 자전거를 배우는 아이와 자전거 꽁무니를 잡고 아이의 자전거 타기를 돕는 풍경이 정겹습니다. 아버지는 연신 아이에게 소리칩니다.

"쓰러지는 쪽으로 핸들을 돌려봐."

아이는 자꾸 쓰러지는 반대방향으로 핸들을 돌립니다. 아버지는 자전거를 세우고 다시 말합니다.

"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아버지를 믿고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돌려봐. 그럼 똑바로 갈 수 있어."

아이는 결심한 듯 다시 자전거에 오릅니다. 페달에 힘을 주고 햇살을 뚫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아이는 비틀거리더니 잠시 후, 놀랍게도 똑바로 자전거를 몰기 시작합니다. 비로소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이를 아버지는 걱정스러우면서도 흐뭇하게 지켜봅니다.

사주의 요체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균형'입니다. 사주팔자의 구성 원리는 철저하게 음양오행 우주관에 그 바탕을 두고 있지요. 남자가 있으니, 여자가 존재하고 산이 있으면 골짜기가 있는 것이죠. 알파와 오메가,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존재합니다.

아이가 쓰러지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요건은 바로 균형입니다. 균형이 잡힐 때, 비로소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쪽 날개를 다친 새는 날지 못합니다.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한쪽 키가 고장 난 배는 그 자리에서 뱅뱅 돌기만 할 뿐 조금도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주상담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지요.

"운명은 정해진 것인가요·"

태어나는 순간 사주라는 네 개의 기둥에 의해 운명(運命)이 정해졌다고 많은 이들이 믿습니다. 운명이라는 글자를 가만히 살펴볼까요· 운명의 운(運)자는 바로'돈다, 움직인다.'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명(命)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인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정해진 운명이 어떻게 움직이는 것일까요.

옛날 알렉산더 대왕이 천하를 정복할 꿈을 갖고 동 아시아 원정길에 올랐지요. 그때 작은 촌락에 머물게 되었는데 유명한 점성술사가 그 마을에 살았답니다. 그래서 대왕은 그 점성술사를 만나 손금을 내밀며 자신의 운명을 물어봤지요.

"난 천하를 정복하고 싶소. 가능한지 봐주시오."

한참 손금을 살피던 점성술사가 아쉬운 듯, 말을 합니다."천하를 정복할 기세를 타고 났지만, 손금이 1cm가 부족해서 천하통일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그러자 대왕은 부족한 1cm만큼을 칼로 그어 손금을 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손금을 내밀었죠. 그러자 점성술사는"원래의 운은 천하를 정복하지 못할 것이었으나, 당신의 의지로 인해 천하를 정복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답니다.

그렇습니다. 운명을 바꾸는 것은 바로 사람의 의지입니다. '돌고 도는 것이 인생'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것이야말로 운명과 같습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썩고 말죠. 이스라엘과 요르단 국경을 사이에 두고 사해라는 커다란 바다가 있습니다. 북으로부터 요르단 강이 흘러들지만, 호수의 출구는 없습니다. 사해는 염분농도가 너무 높아, 생물이 거의 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죽은 바다, 사해(死海)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들어오되, 나가지 못하니 죽는 것입니다. 들어오면 나가는 길이 있어야 그 안에 생명이 영위되고 삶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아이가 넘어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는 것은 하나의 도전입니다. 그 도전을 자신의 의지로 이겨낼 때, 비로소 깨달음을 얻습니다. 깨달음은 확신으로 변해 내 운명을 이끌게 되는 것이죠.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계절이 바뀝니다. 그것이 삶의 이치입니다. 오늘 힘들고 불행할지라도 반드시 행복한 날이 도래합니다. 당신의 운명에는 분명 같은 분량의 행복이 존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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