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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30 14:39:44
  • 최종수정2017.08.30 14:39:44

이오영

충주시 봉방동 총무팀장

올해는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서양화가 장욱진 화백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장욱진 화백은 해방과 한국전쟁을 치르며 전 세계에 속살을 드러낸 국내 화단에 서양화가 물밀 듯이 유입되어 대세를 이룰 때, 한국적인 소재와 주제로 소박하며 단순함과 절제미의 조형단어로써 서정적 이념을 표현한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로 꼽힌다.

그의 작품 속에는 까치, 가족, 새, 나무, 마을, 아이 등 지극히 소박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순수함과 선함을 독자적인 화풍으로 구축하며 자신만의 초연한 예술세계를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화백이 1980년 봄부터 1985년 여름까지 수안보 탑동마을에 화실을 마련하고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는 것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것은 네게 있어 환희 그 자체였다.

사실 그림엔 문외한이지만 장 화백이 그림으로 남긴 수안보의 모습은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고마운 선물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장 화백을 기억하고 수안보에서의 그의 추억을 찾아 새롭게 정리하는 일이 크든 작든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충주시청 학습동아리 '수피아들의 행복여행'에서는 올해 숨은 관광지 찾기 학습과제로 장 화백의 수안보 추억을 찾는 일에 뜻을 모은 후 조사에 나서게 됐다.

장 화백의 지난 사십여 년은 오직 그림과 술밖에 모르고 살아온 삶이었다. 그림은 내가 살아가는 의미요, 술은 그 휴식이라고 했을 정도로, 수안보 주민들도 막걸리와 맥주를 즐기는 그의 모습을 자주 보았다고 한다.

장 화백이 자연은 나의 화실이라고 표현했듯이 수안보에서도 변함없이 시골풍경과 까치와 나무를 그렸다. 이곳 화실에서 6년간 생활하며, 고향처럼 정감 있는 시골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특히, 이 시기는 수묵화적인 경향이 절정기에 이르렀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먹그림에 열중해 300여점을 남긴 것이 주목된다. 유화의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는 휘날리는 소나무, 수안보 화실의 모습은 새롭기만 하다.

우리가 장 화백의 수안보 시절을 풍미해보는 것은 한 예술가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가 사랑한 수안보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의 수안보 추억을 살릴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차곡차곡 쌓고 공감대가 커진다면 장욱진기념관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미술평론가가 TV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장욱진 화백은 원래 하늘의 신선이었는데, 발을 헛디뎌 지상에 떨어진 것 같다고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장 화백은 한 잔 걸치면 "나는 심플하다"라는 말을 많이 했단다. 그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복잡한 체면과 권위에서 벗어나려 애썼고 평생을 단순한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세계를 지켰다.

단순하게 그린다고 해서 단순한 그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의 그림 단순함 속에는 대상의 생명의 본질로써 환원하는 과정이며 상징적 형상의 표현으로 작가만의 독창적인 세련미가 담겨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수안보에서 그린 그림에서도 이것은 변함이 없다.

30년이 지난 지금 수안보에서 장 화백의 추억이 남아있는 곳은 탑동의 화실과 수안보거리 정도이다. 지금은 장 화백의 공간이라고 지정할만한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아쉽다. 당시의 화실은 사라졌고, 수안보거리도 그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인생은 짧지만 예술은 길다고 했던가· 장 화백이 활동한 수안보에 그림비를 설치하면 좋겠다. 탑동의 길을 예술가의 길로 가꾸고, 화실을 복원해 먹그림을 전시하는 장욱진기념관을 만든다면 더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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