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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충북도립대 자치행정과 교수

얼마 전 일이다. 유투브동영상에 자살시도를 하려고 고층 창문에 걸터앉아 있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윗층에서 밧줄을 타고 조심스레 내려간 소방관이 여성을 창문안으로 밀어넣기 위해 두발로 차는 동영상이 이슈가 되었었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댓글에 '여성이 죽었겠다.', '여성이 불쌍하다.', '소방관이 너무 심했다.' 등의 글들이 무수히 올라왔고, 결국 소방관은 방송에서 사과해야 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해외사례에서도 자살하거나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소방관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는 답글을 볼 때 참 안타까웠다.

또한 얼마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 마스터스 챔피언십 남자 200m 평영 경기에서 한 선수가 최근 스페인에서 벌어진 연쇄테러와 관련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1분 묵념을 하고 뒤늦게 출발했다. 경기에 앞서 이 선수가 국제수영연맹(FINA)에 테러 사상자를 위해 이 같은 묵념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나 홀로 묵념'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선수는 4레인으로 예선의 기록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메달보다 값진 추모라고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 기사의 댓글에도 '시위하는 거네.', '지 잘났네' 등의 댓글을 달아 이 선수의 나름의 추모를 무시하는 글들이 올라온 걸 본적이 있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진정한 영웅이고 그들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다만, 왜 소방관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한 행동을 가지고 사과해야 했으며, 자신의 나라의 가슴 아픈 일들에 대해 묵념하는 거룩한 모습이 단순한 손가락 장난에 의해 비판받아야 하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요즘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하면 대부분 특정 능력을 가진 영웅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많다. 대중들이 이러한 영웅들의 모습에 열광하고 이들의 모습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면 요즘 세상이 참 각박하고 누군가에게 보호받고 싶은 정신적, 물질적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러한 상상속의 영웅이 아닌 실제 우리들의 삶속의 영웅들인 소방관 같은 사람들을 보고 왜 우리는 이런 댓글을 달고 비판하여 그들을 힘들게 하는 걸까· 앞서 언급한 스트레스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일까· 인터넷이라는 익명성을 활용한 단순한 장난일까·

사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인터넷이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나타내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연예인을 만들기도 하고, 연예인이 자살하기도 하며, 일반인이 영웅이 되기도, 영웅이 악마가 되기도 한다. 나아가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니 인터넷의 파급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말하면 이러한 인터넷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실 자살하고자 하는 여성의 삶을 지키기 위해 그 소방관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까마득한 높이의 고층아파트에 로프 하나를 가지고 거꾸로 메달려야 했고, 몇 년동안이나 열심히 피땀을 흘려 훈련한 목표를 포기하고 희생당한 테러희생자들을 위해 그 훈련한 모든 시간을 포기하고, 거룩한 묵념을 한 선수에게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값지다는 생각을 할 지언정 그들을 힘들게 하는 말을 언급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자신을 희생한 그들이 비판하는 글과 말들을 듣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아플 것이고 얼마나 힘들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들의 주위에는 상상속의 영웅들이 아닌 실제하는 정말 멋지고 우리들의 삶을 보호해 주는 영웅들이 있다. 이 영웅들에게 고맙다고 말하지는 못할망정 우리 스스로가 일그러진 영웅으로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이제 우리는 성숙한 인터넷의 활용을 통해 영웅들이 밝게 웃으며 좀 더 살기좋은 사회가 되도록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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