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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20 15:17:10
  • 최종수정2017.08.20 15:17:10

이재준

칼럼니스트

청주는 단재(丹齋)를 잊을 수 없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고향은 낭성 산동이며 그는 민족사학가이자 독립운동가로 한국역사의 영원한 불꽃이다. 산동은 우암 송시열선생도 탐을 냈다는 유학의 본향이 아닌가. 이곳은 한말에 이르러 독립운동의 대표적 산실로 부상한다.

필자는 젊은 시절 단재의 글을 읽으며 눈물을 쏟은 적이 있었다. 차디찬 이역 여순 감옥에서 뼈만 앙상히 남은 몸으로 운명을 맞이한 단재. 선생이 당한 고통과 참혹함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었던가.

중국의 연호를 쓰고 살던 조선, 한국의 역사를 찾아 제대로 세운 이가 단재였다. 백두산을 여러 차례 오르고 고구려가 웅비하던 만주를 답사하며 민족의 저력과 기상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민족사학(民族史學)이다. 동양의 역사는 물론 제자백가의 유서(儒書)까지 섭렵한 박사 단재는 의연한 충청도 선비였다. 오만하게 비쳐졌던 의연함은 일제에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는 불굴의 정신이었던 것이다.

1936년 봄 정주에 있던 오산학교에서 선생의 모습을 본 소설가 춘원 이광수는 잡지 '조광'에 단재의 인상을 이렇게 적고 있다.

-대한매일신보 주필이나 되는 단재는 풍채가 초라한 샌님이나 이상한 눈빛을 갖고 있었다. 세수할 때 고개를 빳빳이 든 채로 물을 찍어다 바르는 버릇 때문에 마룻바닥, 저고리 소매와 바지가랑이가 온통 물투성이가 됐다. 누가 핀잔을 주려 하면 '그러면 어때요'라고 하였다. 남의 말을 듣고 소신을 고치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웃고 얘기할 땐 다정스러웠다...-

단재는 당시 의열단의 요청을 받고 '조선혁명선언(朝鮮革命宣言)'을 발표한다.

-강도(强盜) 일본이 우리의 국호를 없이 하며, 우리의 정권을 빼앗으며, 우리의 생존적 필요조건을 다 박탈하여 온간 만행을 거침없이 자행하는 강도정치가 조선민족 생존의 적임을 선언함과 동시에 혁명으로 우리의 생존의 적인 강도 일본을 살벌(殺伐)하는 것이 조선민족의 정당한 수단이다-

산동에 어디 단재 뿐인가. 한말 낭성에서 일본에 저항한 소당(素堂) 김제환 선생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일제에 항거하여 그들이 주는 음식을 먹지 않고 단식 절사한 소당은 면암 최익현과 더불어 한국 독립정신의 처절한 상징이다. 소당은 임종 전에 총독에게 일본의 불의를 힐책하는 항일유서를 송부하기도 했다. 이밖에 낭성의 독립운동가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이들의 후손들은 지금 어디에 살며 제대로 대우를 받는지는 알 수 없다. 40년 전 낡은 사진과 자료를 가지고 신문사를 찾아오던 단재와 소당, 그리고 많은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8.15 광복 기념자리에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합당한 예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독립 유공자와 유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격려 오찬 자리에서 여러 독립 운동가 이름을 거명하며 특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늦기 전에 독립유공자와 유적을 더 많이 발굴하고 연구해 역사에 기록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대통령도 독립운동의 산실 낭성을 특별히 기억했으면 해서 적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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