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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8.16 14:14:45
  • 최종수정2017.08.16 14:14:45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괴산읍 제월리(霽月里)에는 괴탄과 동진천이 둘러싸고 있는 높이 210m의 작은 동산이 있는데 경치가 뛰어나게 아름다우므로 조선 선조 때 서경 유근(柳根)이라는 분이 이곳에 정자를 짓고 만송정이라 하였으며 후에 고산정(孤山亭)이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의 아름다운 경관을 각각 만송정, 황니판, 관어대, 은병(隱屛), 제월대(霽月臺), 창벽, 영객령, 영화담, 고산정사(孤山亭舍)라 이름짓고 고산구경(孤山九景)이라 하였다.

이곳 제월리(霽月里)에 저드레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저드레는 제월리의 고산정(孤山亭) 너머에 있는 마을로 예전에 고산정에서 놀이하는 원님들의 풍악소리가 이곳까지 들렸다 해서 생긴 이름이라 전해지며 그러한 의미로 이 마을의 이름을 한자로 '문저(聞笛)'로 표기하고 있다. 지명을 이렇게 표기한 것을 보노라면 우리 조상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시적인 표현력에 감탄이 절로 나올 뿐이다.

하지만 지명으로서의 '저드레'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진 말일까.

우연히 청풍의 자드락길을 걸으면서 두 지명의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를 스쳤다. '청풍호 자드락길'하면 어감이 참으로 좋게 들린다. 발음하기에 부드러운 데다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행동한다는 '사부작거리다'는 의미와도 연관되어 왠지 걷기 편한 트레킹 코스일 거란 예감이 들게 한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일컫는 말이다. 청풍호를 둘러싼 산간마을을 중심으로 길이 이어지는데 이 길을 따라 걷노라면 산행이라고 하기 보다는 산책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힘들지 않게 걸을 수가 있다. 청풍호를 바라보며 수려한 경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이와 같은 천혜의 산책길이 또 있을까.

1985년 충주댐으로 내륙의 바다가 된 청풍호(淸風湖)를 중심으로 금수산, 비봉산, 대덕산, 동산, 신선봉, 가은산, 옥순봉, 구담봉 등의 명산에 둘러싸인 청풍호반에 수려한 풍광을 따라 걷는 청풍호 자드락길을 조성하게 되었다. 행정안전부의 '2011년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으로 선정된 청풍호 자드락길 조성사업은 2011년 3월에 기본 및 실시 설계를 하고, 5월에 공사 착공을 하여 2012년 3월에 정식으로 준공식을 가지면서 개통하게 되었다.

청풍호 자드락길은 조성 공사를 하면서 설계 변경으로 구간의 명칭이 변경되어 다음과 같이 7개구간 58km를 최종적으로 조성하게 되었다.

제1길은 19.7km로 청풍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하여 청풍면 교리, 학현리, 도화리를 경유하는데 작은 동산을 경유하므로 작은동산길이라 부른다. 제2길은 1.6km로 비교적 짧은 코스로서 능강교에서 출발하여 정방사를 돌아오는 길로서 정방사길이라 부른다. 제3길은 5.4km로 능강교에서 출발하여 얼음골을 돌아오는 길이며 얼음골 생태길이라 한다. 제4길은 7.3km로 능강 야생화단지에서 출발하여 상천 민속마을을 거쳐 수산면 능강리, 하천리, 상천리를 경유하는데 야생화 단지와 푸른 들판길을 경유하므로 녹색마을길이라 이름지었다. 제5길은 5.2km로 상천민속마을을 출발하여 옥순대교를 건너 수산면 상천리로 내려가는데 단양 팔경의 백미인 옥순봉을 바라보며 걷는다 하여 옥순봉길이라 한다. 제6길은 9.9km로 옥순대교에서 수산면 지곡리을 돌아 괴곡리로 내려온다고 하여 괴곡성벽길이라 하였으며, 제7길은 8.9km로 수산면 지곡리, 도전리, 서곡리, 율지리를 경유하는데 걷기만 해도 건강이 절로 좋아질 것만 같은 약초길이라 이름 지었으니 그 이름만 들어도 자드락길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면 자드락길의 어원은 무엇일까.

자드락길의 의미로 보아 '잣+들+ㄱ(관형사형 어미)+길' 로 분석해본다면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 즉 산자락에 있는 길'의 의미를 가진 말이 '자드락길'로 변이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괴산 제월리의 '저드레'도 '잣들(자드라)'와 같은 어원을 가진 말로 볼 때 '저드레'는 '산자락에 있는 마을'을 의미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지명인 것이니 그 의미를 분명히 알고 잘 지켜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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