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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햄버거 병 소송에 휘말린 맥도날드가 소비자보호원의 햄버거 세균 조사결과 공개를 막으려다 실패했다. 맥도날드의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것이다. 매장에서 수거한 불고기버거에서 허용기준치를 3.4배 초과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되자 맥도날드 측은 어지간히 몸이 달았었나 보다.

먹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모르는 사람은 없는 음식이 햄버거다. 고기 패티와 야채를 둥근 빵 사이에 넣어 먹는 이 간편식은 콜라와 함께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햄버거의 원조가 서양이 아닌 동양이라고 한다. 10세기 초, 말 위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던 몽골인들은 이동할 때 손쉽게 먹기 좋은 간편한 육포를 선호했다. 그들은 육포로 쓸 말 허벅지살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말고기를 말 등과 안장 사이에 보관했다. 시간이 지나 반복해서 체중에 의해 마찰이 가해진 육질은 먹기 좋게 부드러워졌다.

당시 유럽인들은 기마인인 몽골인을 터키나 퉁구스민족과 싸잡아 타타르인(Tartars)이라 불렀는데, 타타르인이 먹는 고기라 해서 말안장 스테이크는 '타타르 스테이크'로 알려졌다.

13세기 쿠빌라이 칸이 모스크바를 점령하면서 몽골제국의 타타르 스테이크는 러시아에 알려졌고 17세기엔 독일의 함부르크에 전해졌다. 타타르 스테이크에 맛을 들인 독일인들은 스테이크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해 두드려 만든 종래의 요리법을 고기를 갈아서 향신료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지금의 패티식 스테이크다.

말안장 고기에서 환골탈태한 갈아 만든 고기를 맛본 사람들은 새로운 요리에 홀딱 반했고 19세기 후반쯤엔 '함부르크에서 만드는 스테이크'라는 뜻의 햄버그(hamburger)가 자연스레 탄생했다.

말고기 대신 잡고기를 갈아 향신료를 섞어 먹던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그 후 독일 이민자들을 통해 뉴욕에 전파되었다. 처음 미국에 상륙한 햄버그는 독일 이민자들의 향토음식에 지나지 않았다.

햄버그가 미전역에 퍼진 때는 세인트루이스 박람회가 열린 1904년이다. 상업용 자동차를 구경하기 위해 몰린 관람객들에게 팔기 위해 간편식이 등장했는데, 얼음을 넣은 '아이스티', 와플을 용기로 이용한 '아이스크림 콘'과 함께 둥근 빵 사이에 구운 고기를 넣은 따끈한 샌드위치가 개발됐다. 햄버거(hamburger) 대박 신화의 시작이었다.

세인트루이스 박람회를 통해 태어난 햄버거는 미국 전역에 퍼졌고 맥도널드와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잡아 버렸다. 대표적 햄버거 업체인 맥도널드는 각 나라 사람의 기호에 맞춘 현지화 마케팅으로 성공했다.

국가별 고유의 조미료를 사용하여 메뉴를 선보이는데, 이슬람 문화권인 아랍과 터키에선 할랄 인증을 받은 양고기나 쇠고기, 닭고기를 햄버거 패티로 사용하는 식이다. 물론 종교적 금기 식품인 돼지고기류는 일체 팔지 않는다.

이와 비슷하게 유대교 신자가 많은 이스라엘에서는 코셔 인증을 받은 식재료만 사용하며 유제품과 고기를 같이 내지 않는 교리에 맞춰 치즈버거 등을 메뉴에서 제외했다. 같은 기준으로 힌두교 종교권인 인도에서도 쇠고기를 쓰지 않는다.

누구나 선호하지만 햄버거는 대표적인 정크푸드(junk food)다. 열량이 높은데 비해 상대적으로 필수 영양소가 부족한 불량식품이란 의미겠다.

최근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가 가엾게도 햄버거병이라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햄버거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고 있다. 햄버거로 인한 감염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설령 감염위험이 없다 해도 햄버거같은 정크푸드는 아동에게 생각 없이 먹이지 말아야 할 식품이다. 정크푸드의 폐해를 막기 위해 스웨덴은 텔레비전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광고 규제와 초·중·고 학교급식을 금지하기 위한 법제화를 추진하는 나라도 상당수다. 정크식품을 아이의 입에 넣어주는 행위는 어떤 면에선 아동학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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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