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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경영학박사

요즘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면서 연봉만큼이나 중요시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이름도 생소한 '워라밸'이다. '그 회사는 연봉은 많은데 워라밸이 힘들어', '이 회사는 연봉은 적은데 워라밸은 괜찮은 편인 듯'. 직장을 구하는 젊은이들의 대화이다. 도대체 워라밸은 무엇이란 말인가.

워라밸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Life Balance:일-가정 균형)의 줄임말로, 인생은 한번 뿐이라며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일컫는 일명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와 함께 우리시대 젊은이들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말로 많이 쓰이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정의 이슈를 끌어들이는 사람, 퇴근하고 집에 올 때 일할 것들을 싸 오는 사람들을 능력이 없는 사람을 치부하곤 했는데, 이는 산업 사회가 구축 해 놓은 일과 나머지 삶 사이의 단단한 경계로부터 시작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사회의 변화 속도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지면서, 일과 일 이외의 삶이라는 두 영역 사이에 역할 갈등 현상이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과 생활의 균형 문제는 더욱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렇듯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일과 생활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많은 문제들 때문에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빈도가 많아지고, 또한 이러한 문제가 개인의 마음가짐이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일을 하는 기업과 국가적 분위기가 함께 엮여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기업들은 그들이 확보한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조직에 붙잡아 놓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에 의견을 모은다. 가장 기초적이고 손쉬운 금전적인 보상은 그 방법이 쉬운 만큼 어느 기업에서나 제시 할 수 있는 그다지 매력 없는 당근인데, 특히 개인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금전적 보상은 인재들이 직장을 선택하는데 있어 고려하는 많은 조건들 중 하나일 뿐이다. 또한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전의 고정된 업무 시간과 업무 처리 방법이 비교적 자유로워 졌으며, 이러한 환경 때문에 근로자들은 본인의 일과 삶의 활동의 구분이 불분명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정보가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개인의 삶에서 얻어진 많은 정보들이 일에 적용 될 수 있다는 많은 문헌 연구들을 통해 우리는 이 두 영역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함을 짐작 할 수 있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상황에서 상사로부터 꾸짖음을 당하고 나면 퇴근 하고 집에 가서도 기분이 나빠 가족들에게 짜증을 냈던 경험이 있을 것이며, 심한 부부싸움을 하고 출근하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여 일에 집중 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엑셀을 다루는 기술을 활용하여 가정에서 작성하는 가계부를 만든 경험이 있을 것이며, 퇴근 후 집에서 읽은 책의 한 구절을 이용해 업무에 필요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하는, 일과 일 이외의 삶은 결코 단절 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기업의 입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만 챙길 것이 아니라, 일 이외의 삶에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사무실에 즐거운 음악이 흐르고, 회사에 꾸며진 고급 카페테리아에는 원하는 때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간식들이 구비 되어 있으며, 호텔 뷔페에 버금가는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회사들의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근로자들의 직장생활의 만족도가 결국 그들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많은 사례들을 학습한 기업들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기업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로 변화되어 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워라밸'을 중요시 하는 젊은 인재들의 가치관을 살펴보고 그들이 일 이외의 삶에까지 만족을 느끼도록 해 주는 것 역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기업이 고려해야 할 몫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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