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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2.06 15:29:40
  • 최종수정2017.02.07 09:32:20
[충북일보] 반기문의 꿈은 미완으로 끝났다. 초라한 민낯만 드러내고 사라졌다. 태풍같이 들어와 미풍처럼 나갔다. 제풀에 무너진 모양새다. 제대로 된 검증이나 공격은 시작도 안 됐다.

*** 생각이 옳으면 굽히지 말자

2008년 7월 반 전 총장이 고향 음성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즈음 반 전 총장에 대한 칼럼 하나를 썼다. 마음속에만 있던 그에 대한 칭술(稱述) 욕구를 그 때 채웠다. 칼럼 제목은 '소년 반기문을 벤치마킹 해라'였다.

당시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의 영웅이었다. 동양인 최초의 UN 사무총장으로서 가치를 세계만방에 드날렸다. 당연히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꿈의 모델이었다. 충북인들에겐 자부심 그 자체였다.

반 전 총장은 어렸을 때부터 소문난 공부 벌레였다. 공부가 취미이자 특기였다. 그의 꿈은 외교관이었다. 그 꿈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이뤄졌다. 마침내 유엔사무총장까지 지냈다. 성공의 비결은 열등감 극복과 꿈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직한 소처럼 걷고 또 걸었다. 멀고 험한 길을 묵묵히 갔다. 그 힘의 바탕은 열정이었다. 항상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마침내 그가 유엔총장 임기를 마치고 대권 도전에 나섰다. 국민 다수가 성원했다.

그런데 그 열정의 불꽃이 20일 만에 꺼졌다. '반기문의 꿈'이 그저 꿈으로 끝났다. 느닷없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관료 사회와는 아주 다른 국내 정치의 벽 때문이었다. 그의 열정마저 이 벽을 태우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은 외교관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까지 갔다. 하지만 국내 정치에선 통하지 않았다. 돈도, 사람도, 조직도 없었다. 그저 순수 아마추어 정치인이었을 뿐이었다. 너무나 순수한 인물이었다. 적어도 정치인으론 그랬다.

기성 정치인들은 그에게 몹시 버거운 상대였다. 그를 이용하려는 술수에 능했다. 그를 주군으로 옹립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기성 정치권의 벽은 그만큼 높았다. 어쩌면 반 전 총장의 실패는 예정된 일이나 다름없었다.

공직사회에서 실패를 모르던 그였다. 그런데 국내 정치판에서 반판도 뛰지 못하고 좌절했다. 순진하게 받아들이면 기존 정치판의 술수와 비열함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반 전 총장 스스로의 탓이다. 그저 꽃가마만 타려 했던 순진함이 부른 화이기도 하다.

게다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아름답지 않았다. '내 탓'은 없고 온통 '남 탓'과 '주위 탓'만 있었다. 세계 평화질서에 기여했던 영웅의 모습은 없었다. 그런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차라리 '내 탓'을 통렬하게 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

"어른 반기문도 벤치마킹 해라."고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반 전 총장이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던 열정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포기 이유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의 이른 포기가 현명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혜롭진 않아 보인다.

*** 국가의 선생 역할 맡아 줘야

"당신의 생각이 옳다면 생각을 굽히지 말라." 반 전 총장의 명언 중 소신에 관한 말이다. 이 말에 대입하면 그의 대선 출마는 옳지 않았던 셈이다.

지도층의 결정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울림이 있어야 한다. 누구 탓도 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자신만 탓해야 가능한 일이다. 대국민 지지프리즘 확대를 하지 못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을까. 정치권일까. 국민일까.

모두 아니다. 오로지 반 전 총장 자신에게 있다. 이제 다른 해답을 찾아야 한다. 반 전 총장은 국가에 필요한 인물이다. 반드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국가가 해준 빚을 갚아야 한다.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을 안정적인 대한민국으로 빨리 유턴시켜야 한다. 하루 빨리 정상의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도록 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반 전 총장이 선생(先生)의 역할을 해야 한다.

길을 잃는 것도 길을 찾는 방법 중 하나다. 더러운 곳에 있어도 물들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익숙함의 편안함은 매너리즘이다. 그 끝은 죽음이다. 정치권이 '늑대의 자살'을 계속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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