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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1.11 16:16:04
  • 최종수정2017.01.11 16:16:04
중국 요순(堯舜)시대,요나라 임금은 어느 날 평민복으로 갈아입은 뒤 백성들의 생활 모습을 살피러 나갔다.

그런데 어느 마을에서 한 노인이 손으로 배를 두드리고 발로 땅을 구르며 흥겹게 노래하고 있었다.

"해가 뜨면 일하고(日出而作), 해가 지면 쉬고(日入而息), 우물 파서 마시고(鑿井而飮), 밭을 갈아 먹으니(耕田而食),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帝力于我何有哉)." 이른바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비유하는 대표적 옛시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격양가(擊壤歌)'다. 마지막 구절은 현대판으로 "국민들은 대통령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나라" 정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태평성대와는 거리가 먼 '우울한 시대'다.

초등학생들까지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촛불시위대에 합류하고 있다. 술 자리의 대표적 안주는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그들 주변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한 사람들이다. '대통령'이란 존칭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됐다.

1979년 서울 관악산 아래 대학에 입학한 기자는 '정치학개론' 수강 신청을 했다. 당시 교재는 제법 두꺼웠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입생에겐 난해한 내용이 많았다. 첫 시간,안청시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정치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학생들 자리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결국 교수에게서 지목받은 2~3명이 다음과 같이 대답한 것으로 기억난다. "나라와 국민을 통치하는 것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이해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 "국민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

그러자 안 교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정치는 국민들에게 빵을 고르게 분배하는 것입니다."

교과서보다 훨씬 명쾌했다. '먹고 사는 일'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 누구나 죽을 때까지 해결해야 할 기본 과제다. 하지만 먹거리가 넘쳐나는 낙원이 아닌 이상, 먹거리(빵)는 항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따라서 빵을 차지하기 위해 개인이나 사회, 국가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벌써 강산이 4번 가까이 바뀐 37년전이지만 당시에도 이 나라에는 '제대로 된 정치'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18년째 장기집권 중이었다. 이른바 '10월유신'이라는 왜곡된 정치체제가 7년째 국민들의 입과 귀를 막고 있었다.

79년 10월 26일, 박 대통령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에 맞아 살해됐다. 이에 앞서 그해 10월 18일 부산·마산지역에서는 대학생들에 의한 민주항쟁이 발발,계엄령과 대학 휴교령이 내려졌다. 이어 집권한 신군부에 의한 '12·12 사태'로 나라는 '암흑기'에 들어갔다.

이듬해 5월 15일 비가 억수처럼 퍼붓는 가운데 서울대~영등포~서울역 20㎞ 구간에서 벌어진 대학생 시위에는 기자도 참여했다. 그 해 5월 18일에는 광주광역시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시민이 희생당했다. 결국 기자는 대학 1~2학년 때에는 제대로 등교한 기억이 없다.

올해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는 '현대판 요임금'을 뽑아야 한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은 빈부 격차 못지 않게 시급해 해결해야 할, 이 시대 대한민국의 지상 과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인 2010~2015년 수도권의 인구 비중은 49.2%에서 49.4%, 사업체 매출액은 54.1%에서 55.1%로 높아졌기에 던지는 화두다.

세종시와 10개 혁신도시를 제대로 건설,'비만증에 걸린 수도권'과 '영양실조 상태인 지방'의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세종시민인 기자의 새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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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