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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2.19 17:04:47
  • 최종수정2016.12.19 17:47:37
[충북일보] 한 치의 시간도 가벼이 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점점 스러져가고 있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온통 탄핵정국에 함몰돼 있다. '민생'은 그저 말일뿐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 국가가 정치로 존재하는 이유

'반면교사'를 다시 떠올린다. 반면교사는 '반면'과 '교사'의 합성어다. 반면은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것'이란 뜻이다. 교사는 말 그대로 선생이다. 직역하면 '다른 사람의 나쁜 행동이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므로 그 나쁜 행동이 선생이다'는 뜻이다.

그러나 요즘 정치권에선 나쁜 행태가 너무 잦다.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 너무 많다. 나쁜 일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려면 너무 피곤할 정도다. 대통령의 통치 행위마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시절이 됐다.

중국의 마오쩌뚱이 이 말을 처음 썼던 때와 많이 달라졌다. 이제 '반면교사'보다 '정면교사'가 필요한 시대다. 반면교사가 아날로그라면 정면교사는 디지털이다. 이미 그런 세상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훌륭한 누군가를 정면교사로 삼았어야 했다.

반면교사는 '그릇된 모습으로의 선생'을 말한다. 정면교사는 '올바른 모습으로서의 선생'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왕이면 반면교사보다 정면교사가 낫다. 물론 정면교사로 삼을 대상이 별로 없다는 게 슬픈 일이다.

국가는 국민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정치로 존재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가 지금 같으면 자칫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십상이다. 정치권이 새로워져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지면 안 된다.

가장 먼저 국가를 새롭게 할 설계도가 필요하다. 당연히 개인의 이익이나 당리당략이 배제돼야 한다.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책이 담겨야 한다. 경기불황을 해소할 대책도 포함돼야 한다. 대선 등 정치적 의제는 그 다음이다.

앞으로 유권자의 심판은 더 냉정해질 것 같다. 국민의식은 한 층 더 성숙해졌다. 이번 촛불시위에서도 잘 나타났다. 선동가의 말에 현혹되지 않았다. 구호와 선동만으로 하던 정치가 힘을 잃은 셈이다.

정치권은 실천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야 힘을 합쳐 국가시스템 개조부터 해야 한다. 우선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줄여야 한다. 권력 핵심부 개방 논의도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개헌을 말함이다.

정치 철학의 지향점도 바뀌어야 한다. 한눈 팔 겨를이 없다. 손 볼 건 손 보고 태울 건 태워야 한다. 치료할 건 치료하고 덜어낼 건 덜어내야 한다. 그리고 보탤 건 보태면 된다. 여든 야든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이다.

쓸데없는 말로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불필요한 정치적 수사로 기운 뺄 일이 아니다. 서로 맡은 바 도리를 하면 된다. 국민 앞에 정직하게 설 수 있으면 된다. 그러면 한 겨울에도 여름을 볼 수 있다.

투명성의 담보는 시대적 명령이다. 구태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구태의 결과는 여전히 정신 못 차린 정치인이란 등식이 된다. 구호나 선동으로 영웅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싫든 좋든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 한 치 시간도 가벼이 해선 안 돼

참으로 어수선한 정국이 계속된다. 혹시 평화와 안정을 싫어하는 걸까.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지 벌써 20일이다. 이제 '맹렬한' 분노가 '정의로운'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의 시기다.

정치인이 나서 '민주주의는 법치다'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탄핵수사를 특검과 헌재에 맡기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자'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안보와 민생 챙기기에 진력(盡力)하자'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구국을 원하는 정치인의 태도는 그래야 한다.

정치인의 자산은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담대한 용기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광장의 군중 등에 올라타기 바쁘다. 시위군중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한 마디로 눈앞의 이익만 챙기려는 잔머리 셈법에 빠져 있다.

1천300여 년 전 신라의 제31대 왕, 신문왕의 생각을 더듬어 본다. 만파식적(萬波息笛)을 불어줄 위인은 정녕 없는 걸까. 그 소리에 위안을 받을 기회는 정말 없는 걸까. 누군가 단장의 아픔으로 불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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