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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0.10 18:04:34
  • 최종수정2016.10.10 18:05:20
우리의 말과 글, 한글이 길을 잃고 있다. 길이 끊겨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거리에 나서면 온통 외래어 간판이다. 젊은이들의 대화는 알아듣기 어렵다. 눈과 귀가 어지럽다.

*** 잘못된 말과 글 쓰면 안 된다

그림가게는 이제 '갤러리'다. 꿈동산은 이미 '드림랜드'가 됐다. 치유를 '힐링'으로 말하고 적는 게 당연한 현실이다. '로드 맵'은 행정기관 용어로 자리매김했다. 청사진이란 단어는 찾기 어렵다.

우리말과 글이 수렁에 빠졌다. SNS의 급속한 확산과 언어파괴 속도가 비례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휴대전화 문자는 온통 축약어 일색이다. 신조어란 이름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언제 수렁에서 건져올려질 지 모른다.

올해가 한글 창제 570돌이다. 그런데 우리말과 글은 파괴되고 있다. 위대한 문화유산이 속절없이 오염돼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포기해선 안 된다. 절망할 때도 아니다. 다시 찾고 되돌려 갈고 닦으면 된다. 그리고 이으면 된다.

윤구병 선생의 책 한 권을 떠올린다. '내 생애 첫 우리말'의 의미가 참 깊다. 이 책은 우리말 이야기를 차근차근 아주 쉽게 전해준다. 우리말에 대한 사랑과 염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부터 들려준다.

겨레의 시작과 함께한 이야기들의 재해석이 참 재미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호랑(虎狼)'이 아니라 '범'이라 해야 한다고 이른다. 단군신화를 우리말로 열쇳말 삼아 해석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더 많은 우리가 우리말로 살았으면 좋겠어'라는 마지막 장은 간절하다. 우리말이 계속 살아서 우리의 힘이 되길 바라고 있다. 우리가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쓰도록 권한다. 이보다 더 좋은 길은 없다고 강조한다.

윤 선생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말이 참 쉽다.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저절로 알게 된다. '푸르다, 퍼렇다'는 말은 푸나무를 가리키는 '풀'에서 나왔다. '누르다, 누렇다'는 땅을 가리키는 '눌'에서 나왔다.

'검다, 까맣다'는 하늘을 가리키는 '검'에서 왔다. '희다, 하얗다'는 '해'에서, '붉다, 빨갛다'는 '불'에서, '묽다, 말갛다'는 '물'에서 왔다. 이렇듯 윤 선생의 어원 찾기 설명은 참 쉽다. 우리가 더 많이 우리말로 삶을 살 까닭을 찾게 한다.

다시 우리말 사용을 강조한다. 우리말은 우리가 바르게 써야 한다. 그래야 유지되고 이어진다. 자꾸 우리말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좋아진다. 나누면 나눌수록 예뻐진다. 나누고 또 나누다 보면 서로 느끼고 깨닫게 된다.

우리말과 글이 없었다고 생각해보자. 한글이 없다고 상상해보라. 끔찍한 일이다. 고유글자와 말이 없는 민족은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한글은 우리의 자부심이다.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우리가 우리의 말과 글에 자긍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중요하다. 세계화는 우리 것을 소중히 여겨야 가능하다. 내걸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진정한 세계화의 시작이다. 우리말과 글을 우리가 안 쓰면 누가 쓸 것인가.

그러나 잘못 된 말과 글을 쓰면 안 된다. 널리 퍼뜨리기 위해선 갈고 다듬어야 한다.

*** 글과 말은 닦아야 고와진다

글이나 말은 닦아야 고와진다. 그런데 방송까지 나서 우리말의 길을 끊고 있다. 한글파괴에 나서고 있다. 대개는 시류에 편승한 사례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나 '혼술남녀'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말과 글은 우리가 제대로 써야 한다. 그래야 이어지고 나아진다. 이보다 더 좋은 길은 없다. 그런데 굳이 외국어나 외래어를 많이 쓰려는 경향성이 있다. 기업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까지 나서고 있다.

언론이 본격적인 '지적질'에 나서야 할 것 같다. 기자가 나서 요모조모 잘못된 점을 꼬집어야 한다. 지의 최전선에 있는 기자의 본래 목적이기도 하다. 언어, 특히 한글에 대한 관심과 관찰, 관계를 섭렵해야 한다.

기자가 언어를 모르면 논에 박힌 말뚝이 웃는다. 말과 글에 관심을 갖는 건 너무 당연하다. 그러니 작심하고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한다. 기자의 최대 무기는 말과 글이다. 잘못을 바로잡아 지적할 의무가 있다.

자칫 우리말을 잃어버릴지도 모를 판이다. 수렁에 빠진 우리말과 글을 건져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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