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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6.06 15:38:49
  • 최종수정2016.06.06 15:40:16
연기군 시절 2년을 포함,6년째 세종시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필자가 각종 지역 행사장에서 가장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게 있다.

바로 본행사에 앞서 '촌스럽게' 늘어지는 의전 행사다. 이른바 '내빈'이라 불리는 의전 대상자들은 우선 복장부터 다르다.

캐주얼 복장인 참가자들과 달리 대부분 양복 차림이다. 야외 행사에 넥타이를 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치 "난 당신들과 신분이 다르다"라고 티를 내는 것 같다. 여러 내빈의 대회사나 축사가 늘어지면 필자처럼 성질 급한 사람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이른다.

이에 기자는 그 동안 칼럼이나 기사를 통해 세종시청 등을 상대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다행히 세종시는 유한식 전 시장 시절인 지난 2013년 5월 9일 '의전 행사 개선안'을 발표했다.

모든 행사는 정시에 시작해 30분 이내에 끝내고, 내빈 지정 좌석제는 폐지하거나 축소해 자율 좌석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내빈 소개도 생략하되 특별 초청된 외부인사만 간략히 소개하고, 대회사,기념사 등은 행사를 주관하는 기관장 1명만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고 했다. "명품도시란 품격에 걸맞게 시민소통 위주의 배려와 공감의 의전 체제로 전환한다"는 게 당시 시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3년 후인 올해 6월 4일 세종시 연동면 교과서박물관에서 열린 '2회 세종반려동물 문화축제'에서는 달라진 의전 행사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애완견 3마리와 고양이 1마리를 키우는 필자도 참가한 이날 행사장에는 어린이와 여성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수천 명의 동물 애호가가 몰려들었다. 잔디운동장에서 한데 어우러진 사람과 개의 모습에서, 기자는 사람만 모이는 여느 정치 행사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함을 읽을 수 있었다.

이날 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께부터 세종시에는 초여름비가 오락가락했다.

오전 11시 개막식이 시작됐다. 행사 참가자들이 앉아있던 잔디운동장보다 훨씬 높은 단상에 서 있던 사회자는 옆에 앉아 있던 내빈들을 소개했다. 한경호 세종시 행정부시장과 세종시의원 3명(윤형권,서금택,정준이),세종시수의사회장 등이었다.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조금전까지 행사장을 다니던 이춘희 사장과 장승업 지역구 시의원은 단상에서 보이지도,소개되지도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한 부시장은 축사에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시의원 세 분이 축제 예산 통과에 도움을 주셨다"며 시의원들을 치켜세웠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윤형권 부의장,세종시수의사회장 등의 축사까지 더해지면서 '맛이 간' 개막식은 20여분만에 끝났다.

행사 참가자들의 '귀에 들리지 않는' 불만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서울 서초구에 살다가 지난해 3월 세종시 도담동으로 이사왔다는 현 모(36·주부)씨는 "순수한 행사에 고위공무원과 정치인들이 우루루 몰려와 행사에 어울리지도 않는 축사를 하는 걸 보니 세종시는 아직도 시골 같다"며 "그냥 일반인처럼 행사를 즐기면 될 텐데 왜 꼭 티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휴일을 맞아 초등학생 딸 2명과 함께 행사에 참가했다는 이순철(41·회사원·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씨는 "행사는 민간단체가 주관하고 세종시는 예산만 지원한 것으로 아는데, 너무 생색을 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세종시는 올해 1차로 추가 편성한 예산만 당초 예산(1조1천173억원)의 27.9%인 3천115억원이나 되는 등 살림살이 여건이 다른 지자체보다 훨씬 나은 편이다.

대규모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집과 사람이 급증하면서 재산세,취득세 등 각종 지방세가 많이 걷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른 지자체나 공공기관에 비해 민간행사를 지원할 수 있는 여건도 좋다.

하지는 시의 주인은 '세금을 내는 시민'이다. 공복(公僕·시민의 심부름꾼)인 공무원과 시의원은 주인 위에 군림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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