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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 봇물…요동치는 아파트 매매시장

청주권 3천가구 매물 …실거래는 절반
가격 하락세에 집주인 '갑'에서 '을'로

  • 웹출고시간2016.05.18 20:31:27
  • 최종수정2016.05.18 20:31:40
[충북일보=청주]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에 사는 김모(48)씨. 김씨는 두 달 전 자신이 거주하던 33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 새롭게 분양 받은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서였다.

김씨가 처음 부른 매물가격은 주변 시세인 3억3천만원.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아무도 집을 보러 오지 않았다. 몇 번 전화 문의는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뿐이었다.
이삿날이 가까워진 김씨는 하는 수 없이 '급매'로 전환했다. 처음엔 1천만원, 그 다음 주엔 2천만원으로 내린 뒤 결국 500만원을 더 깎아주고서야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김씨는 "3년 전 이 아파트에 입주한 뒤 얻었던 시세차익 3천만원을 거의 날렸다"며 "아파트 값이 떨어지기 전에 팔아치우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주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엔 매도인이 '갑'이었다면, 지금은 매수인이 '슈퍼 갑'인 시대가 됐다. 부동산 가격 하락 추세에 따라 너도 나도 아파트 매도에 나서면서 빚어진 진풍경이다.

18일 현재 부동산 매매 사이트에 등록된 청주지역 아파트 매물은 어림잡아 3천여건.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지난달 거래량이 1천480건이었으니 전체 수급량에서 절반가량이 남는 셈이다. 최근 3년 간 거래량이 가장 많던 월 2천300건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 같은 매물 급증의 배경에는 아파트 과잉공급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프리미엄 시장 위축 등에 따른 가격 하락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전·월세로 갈아타더라도 더 이상 집값이 떨어지기 전에 팔아치우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거다.

실제 아파트 가격 하락세도 심상찮다. 한국감정원 분석 결과, 지난달 청주지역 아파트가격지수는 전월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4%, 0.52%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최근 10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전환됐다.

청주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여러 가지 부동산 시장 악재가 겹치면서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3~4년간 청주지역에 새롭게 분양되는 아파트도 연평균 1만 가구가 넘을 것으로 보여 기존 아파트의 가격 경쟁력은 점점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특히, 그동안 높은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된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신규 분양된 새 아파트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기존 아파트들의 거품까지 빠르게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동안 시세차익 재미를 쏠쏠히 봤던 복대동, 가경동, 개신동, 분평동, 오창읍 등의 아파트 단지에서 하루에도 수십 채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초까지는 관망세를 유지하던 세대주들이 대거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그럼에도 실제 거래량은 평소 보다 적은 편이다. 지난달 거래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9%나 감소했다. 집값이 더 떨어지길 바라고 투자 적기를 기다리는 매수인들이 많은 까닭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진 점과 신규 분양시장이 대폭 늘어나는 점도 기존 아파트 매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급매' 조건을 달지 않고선 아파트 팔기가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부르는 게 값이라 여기던 집주인들이 불과 1년 만에 '갑'에서 '을'로 전락했다"고 평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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