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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25 18:01:56
  • 최종수정2016.04.25 18:02:47
[충북일보] 아전인수(我田引水)는 아주 모순적이다. 그런데 요즘 청주시의회를 대표하는 사자성어가 됐다. 야속한 청주시의회, 몰염치한 시의원들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반성과 배려가 아쉽다.

***역지사지의 반성으로 해결해야

지방의회가 뿌리내린 지 25년이다. 그동안 올바른 지방의원들이 있었나 생각해 본다. 아쉽게도 지방정치를 제대로 한 정치인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그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일한 정치꾼들만 오버랩 된다.
 
청주시의회가 영리 행위 신고 규정을 위반한 동료 의원을 징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기저기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처음부터 예견됐던 일이란 반응이다. 너무나 당연한 반응으로 받아들인다.
 
시민 반응은 아주 짜증스럽다. 지금까지 청주시의회가 해 온 전례 때문이다. 많은 시의원들이 아직도 영리 행위를 신고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이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도 여기 있다.
 
동료의원 징계가 '제 얼굴에 침 뱉기'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봐줄 일은 아니다. 뒤늦은 영리 신고 독려로 대신할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 윤리특위가 아무리 사문화 됐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청주시의회 타락이란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아전인수, 자기 논에 물을 대는 걸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물길을 막아 자기 논에만 물을 댄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당사자가 시의원이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혹독한 비난과 함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주민의 대표성은 쉽게 인정되는 게 아니다. 무슨 일이든 자기만 이롭게 해선 얻을 수 없는 가치다. 자기에게 불리할 때만 원칙을 내세우는 태도로도 얻기 어렵다.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지방의원은 주민 대표의 꽃이다. 지방의원이 일종의 권력인 이유도 여기 있다. 그런데 권력은 언제나 양날의 칼이다. 삼가고 겸손해야 강해진다. 권력에 취해 방자하면 흉기가 된다.
 
세익스피어나 라신느 등 고전 비극의 결말은 언제나 파멸이다. 파멸을 부르는 비극적 결함엔 늘 오만과 탐욕이 한 자리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운명을 집어삼킨다. 마치 악마와 같다. 후회해도 소용없다. 반전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현대의 비극도 별반 다르지 않다. 청주시의회도 반성 없인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처신으론 비극적 결말을 보기 십상이다.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어깨에 힘을 빼고 시민을 위해 무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시의원 개인이나 시의회 집단의 이익에 시민을 끌어들여선 안 된다. 영리 신고를 하지 않았으면 잘 못한 일이다. 그대로 비판 받고 바로잡으면 된다. '재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라기'가 어렵다고 덮어두면 안 된다.
 
아전인수는 결국 파탄을 부르게 된다. 잘못한 게 있으면 반성하면 된다. 고치면 된다. 그러면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역지사지의 반성과 배려가 예방책이다.

***시민 입장으로 돌아가 봐야 안다

결국 별거 아닌 일로 끝났다. 용두사미로 흐지부지 됐다. 청주시의회 스스로 되레 방어기제 역할을 했다. 자신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 남의 허물을 덮어줬다. 서로의 허물이 아전인수식 결론에 도움을 줬다.
 
어쩌면 지금의 결론이 그나마 다행이다. 물론 헛웃음 나는 일이다. 내 허물을 감추고 남의 허물을 파헤쳤다면 더 큰 웃음거리가 됐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청주시의회 의원들은 서로 비슷한 흠을 갖고 있다.
 
역지사지를 권한다.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한다. 아전인수를 하려면 역지사지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시민의 입장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다. 그래야 왜 역지사지를 생각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안전인수에는 나를 위한 집착만 가득하다. 상대에 대한 왜곡까지 가미돼 아주 부정적이다. 상대의 배려, 즉 유권자의 지지가 얼마나 간절하고 고마웠던가. 그 때를 되돌아보고 지금의 모습을 반성했으면 한다.
 
잘못된 결론에 당위성이 덧칠돼선 안 된다. 잘 못한 건 못한 거다. 자가당착(自家撞着)은 더 큰 위험을 부른다. 청주시의회에 통렬한 반성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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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