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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이 만난 사람들 - 3대 천하장사 장지영

상처로 남은 '최고의 순간'
씨름 인생의 길은
그래도 나에게 '최고의 길'

  • 웹출고시간2016.04.14 18:04:42
  • 최종수정2016.04.14 18:04:47
[충북일보] 나쁜 기억에 대한 상처는 오래 간다. 하지만 그것으로부터 탈출하기보다는 그 기억과 편견에 맞서 묵묵히 씨름 인생의 길을 걸어왔다. 내성을 키우듯 심적 내진설계가 오히려 공고해진 셈이다.

대학 3학년 시절에 '천하장사'라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한순간 그 기억은 오히려 상처로 남았다. 그 시절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것이 청춘이었으니까. 무엇이 벌어졌느냐보다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응답하라, 1984'다. 그해 3월 7일 준결승 전. 당시 모래판에서는 '이만기, 이준희, 이봉걸'의 트로이카 체제였다. 그 가운데 혜성처럼 나타난 대학 3년의 신성 장지영이 있었다. 사달은 준결승에서 이준희 선수와 맞붙으면서 일어났다. 장지영 선수는 이준희 선수와 치열하게 샅바싸움을 벌였다.
"내 씨름의 특기가 들배지기다. 키가 작은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이었다. 샅바에서 밀리면 승산이 없다. 샅바싸움도 경기규칙의 하나였다. 규정 안에서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치열한 승부 끝에 승리를 거머쥔 장지영 선수는 갈채보다는 야유를 받으며 결승전에 올라야 했다. '교묘한 샅바싸움으로 승리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결승전에서 유기성 선수를 물리치고 우승했지만, 천하장사가 입어야 할 용포(龍袍)조차 주최 측에서는 외면했다. 천하장사에 오른 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89년 조용히 씨름판을 떠났다. 그 이후의 삶은 어떠했을까 궁금했다.

인천에서 급히 상경한 장지영 감독은 아이처럼 환한 웃음으로 사람을 반겼다.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성큼 자리에 앉았다. 130kg의 거구가 옆에 앉으니 주변이 한순간 좁아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동완 교수는 "장 감독의 관상은 귀여운 곰과 불도그를 닮았다.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불도그(Bulldog)는 생김새에 비해 순종적이고 충성심이 강하다. 장 감독은 파워, 끈기, 착한 심성이 엿 보인다"며 "사주로는 열정적이며 적극적이다. 모험심도 아주 강한 사주다. 어떤 어려움도 견뎌내는 내공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다. TV에서 상대방을 모래판에 메다꽂으며 포효하던 모습과 지금 천진난만한 미소를 띠고 있는 눈앞의 현실이 도무지 일치되지 않는다.

"3회 천하장사에 오른 후, 다시 4회 천하장사대회에서 하필이면 준결승에서 이준희 선수를 만나 패했다. 그때 다시 우승했으면 이런저런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부족했다. 그리고 수원에서 열린 15대 천하장사 결승전에서 다시 이만기 선수에게 3대2로 패했다. 바로 전 시합에서는 이만기 선수를 계속 이겼기에 더욱 아쉬웠다. 그 시합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 후, 직장생활을 하다 1999년 모교인 인하대학교에서 감독 요청이 와 씨름과 인연을 이어갔다. 선수에서 지도자의 세계로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인하대는 7년 동안 개인과 단체전을 통틀어 전국 최강으로 손꼽혔다. 덕분에 최우수 감독상도 두 차례나 받았다."

얼마 전까지 KBS TV 씨름해설로 씨름 팬들에게 얼굴을 선보이기도 했다.
"TV해설은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84년 당시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해설로 거의 매장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선수에겐 공정하고, 시청자에겐 쉬운 해설로 저변을 넓히고픈 욕심이 있었다. 아쉬운 것은 1년이 넘게 해설을 맡았지만, 팀이 잇따라 해체되며 민속씨름이 난관에 부딪혔다. 씨름계 내분도 한몫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KBS해설을 맡았다."

1984년 장지영 선수가 3대 천하장사를 거머쥐었을 때, 씨름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씨름 결승전 생중계로 KBS 9시 뉴스가 미뤄질 정도였다. 그런 씨름의 열기가 사라지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씨름인의 문제다. 단합이 안 된다. 반성해야 한다. 8개 구단이 있었다. IMF가 터지면서 프로씨름단을 보유했던 일양약품, 신창, 청구 등이 부도가 났다. 현대중공업 씨름단 하나만 남아 명맥만 유지했다. 그러다보니 씨름계도 무너졌다. 야구, 축구, 씨름이 TV중계료를 동등하게 받았다. 그만큼 재정도 좋았다. 다른 경기단체처럼 씨름의 인기가 좋을 때, 전용경기장과 같은 시설투자를 했어야 했다. 일본 스모는 하나의 스포츠 이전에 일본의 '전통, 정신문화'이기도 하다. 씨름도 그런 차원으로 발전 시켜야 한다. 씨름의 규칙도 관객입장에서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게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씨름으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최근 씨름진흥법이 통과됐다. 어느 지자체든 땅만 제공하면 된다. 나머지는 나라에서 전용구장에 투자할 수 있다. 씨름 시범단의 운영도 한 방법일 것이다. 다양한 퍼포먼스를 도입, 재미있게 상설장터도 열어 관광과 연계하는 방안도 있다. 씨름타운이 조성되면 하나의 문화종합복합단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TV에서 방송을 꾸준히 해줘야 국민들이 익숙해진다. 일본의 스모는 정책적으로 공영방송 NHK에서서 꾸준하게 중계를 한다."

그는 2007년에는 인하대에서 '한국씨름의 활성화 방안에 관한 실증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에서 '다양한 방송매체를 통한 씨름방송 증대, 관중을 위한 서비스제공, 씨름 팬들의 참여확대, 스포츠마케팅을 활용한 씨름홍보 및 자립기반 확충, 정부지원을 통한 씨름육성법 제정' 등을 주장했다. 장 감독은 1999년부터 인하대를 맡아 10여 차례의 단체전 우승을 이끌어 지도자로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에게 씨름은 단순히 운동 경기 이상이다. 민족적 얼과 흥이 배어있는 서민 문화이기도 하다. 민속씨름에 대한 장감독의 열정과 바람이 하루 속히 우리의 삶 가운데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윤기윤 기자
◇관상

장지영 감독은 불곰과 불도그의 관상을 닮았다. 곰은 육상 최대의 식육목 곰과의 포유류이다. 얼굴 생김새는 코의 끝이 길고 귀는 짧고 둥글며 눈은 작다. 장지영 감독의 관상은 곰 중의 곰이다. 힘도 세고 우직하며 끈기가 있고 연어가 올라오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총명함도 지니고 있다. 특히 아기 곰처럼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면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행동이 느린 사람을 빗대어 '미련한 곰' 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곰은 시속 65km까지 달리는 빠른 동물이다. 장지영 감독 또한 곰의 형상을 닮아 민첩하고 빠르다. 178cm의 운동선수로서는 크지 않은 키를 가지고 190cm 전후의 장신 선수들과 맞붙어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곰의 순발력 때문이다. 곰이 거대한 몸집으로 잽싸게 연어를 잡아 올리고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도 곰들의 민첩성을 볼 수 있다. 또한 불도그는 황소도 잡을 수 있는 힘이 있고 한번 물면 웬만해선 놓지 않을 정도로 끈기가 있다. 그러나 생김새에 비해 순종적이고 충성심이 뛰어나다. 장지영 감독의 파워, 끈기, 착한 심성과 많이 닮았다고 하겠다. 얼굴 형태로 본 관상은 원형의 얼굴에 이목구비가 얼굴에 비해 작은 편이다. 원형의 얼굴은 성격이 원만하고 붙임성이 있고 대인관계가 뛰어나다. 이목구비가 얼굴에 비해 작은 사람은 오소관상이라고 해서 인기가 많고 끼가 많다고 본다.

◇사주

장지영 감독의 사주는 오행으로는 무토(戊土) 일간에 화(火)와 토(土)가 많은 사주로 화(火)는 열정적, 적극적, 모험적인 기질을 나타내고 토(土)는 관계지향적, 평화적, 포용력을 나타낸다. 육친(六親)으로는 인성(印星)과 비겁(比劫)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인성은 모성애가 있고 따뜻하며 배우자로 연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인성과 비겁은 끼나 지식을 가지고 하는 직업이 어울리는데 운동선수, 연예인, 정치인 등이 많이 있다.

◇장지영 인하대 감독

-출생 / 1963년 5월25일 인천

-가족 / 부인 장미희(43)씨와 1남 1녀

-체격 / 178㎝ 128㎏(현역시절 110㎏)

-취미 / 골프, 다도

-학교 / 부평동중-부평고-인하대-인하대 대학원 박사과정

-경력 / 소년체전 2회, 전국체전 2회 등 아마추어 대회 다수 우승 1983∼89(인하대-일양약품),95∼97(세경진흥), 3대 천하장사, 인하대 씨름팀 감독(99∼현재), 대한씨름협회 최우수 감독상(2000년), 인하대 체육학과 교수(2000년∼현재), 한국씨름연맹 기술위원, (전)KBS 민속씨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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