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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世人)들의 통이 갈수록 작아지는 것 같다.

꿈과 이상이 부족해서 고정관념과 기득권을 탈피하지 못한데 따른 현상이다. 정치는 작아 보인다. 대의명분을 위해 자신을 던지지 못한다.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 셈법만 난무한다.

꿈이 두려움을 압도해야 나눔과 기부도 가능해진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열매를 맺는다.

***박세복 영동군수의 통 큰 기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모든 나눔과 기부에 방어기제((防禦機制)가 없을 때 성립된다. 그 실천을 두고 삶이 정돈 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지혜로 여기는 까닭도 여기 있다. 덜 갖되 더 충실한 삶이다.

한마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몇몇 나라에서는 지금도 그 정신이 계승되고 있다. 이 도덕의식은 계층 간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이를 실천하는 나라에서는 기득권층이 솔선했다.

6·25전쟁 당시 참전용사 중 142명이 미군 장성의 아들이었고 한다. 그중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했다.

한국의 실정은 어떠한가. 안타깝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 자체를 쓰기가 민망한 것이 현실이다.

기득권층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약자를 마구 휘두른다. 어떠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불공정 게임을 스스럼없이 자행한다.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은 적지 않은 분노가 치민다.

실로 답답한 현실이다.

한데 최근 단비 같은 소식을 접한다. 박세복 영동군수의 통 큰 기부 실천이다.

박 군수는 얼마 전 95세 나이로 작고한 어머니의 평소 유지를 받들어 부의금 1억원을 재단법인 영동군민장학회에 기탁했다. 가족회의를 열어 장학기금 기탁의 뜻을 모았다고 한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천붕지괴(天崩地壞)의 아픔 속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의 길을 택한 것이다.

박 군수는 앞서 5대 영동군의원 시절인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의정비 전액(9천600만원)을 영동군민장학회에 기탁했다.

지난해에는 충북지역 자치단체장 1호로 '청년희망펀드'에 5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박 군수의 기부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별도의 재단을 만들지 않고, 기존 공익법인에 선뜻 제공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거나, 언젠가 후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사회 환원하는 게 기존의 통상적인 방식이다.

일부 호사가들은 박 군수의 잇단 기부 실천을 놓고 정치적 셈법으로 평가절하 할 수 있다. 이는 비열함 그 자체다. 자신의 실천이 담보되지 않은 말의 유희에 불과하다.

***기득권층에 던진 큰 울림

기득권층 비위와 이기주의가 난무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박 군수의 기부가 큰 울림으로 다가선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통 큰 기부를 결정한 박 군수의 선행으로 많은 학생들이 지역을 넘어 나라의 동량지재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갑질 행태에 매몰된 정치인과 관료, 성공한 기업 경영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부문화는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내가 쓰고 있던 불필요한 물품을 깨끗하게 남이 사용할 수 있게 기증하는 합리적인 기여도 우리가 살면서 누리는 무소유개념의 실천이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기부 행위 자체는 언제나 아름답다.

기부야말로 사회를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한줄기 빛이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움틀 수 있게 해주는 씨앗이다.

박 군수의 아름다운 기부가 큰 울림으로 번져 서로 나누며 사는 문화가 뿌리내렸으면 한다.

보다 살맛나는 세상으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는 까닭이다.

박 군수의 기득권을 버린 잇단 선업(善業)에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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