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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인간으로서 그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것은 마치 소가 아무리 힘이 있다고 한들 큰 수레에 멍에가 없거나 작은 수레에 멍에 갈고리가 없어서 끌고 갈 수 없는 것과도 같다."

'믿음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인간으로서 사람을 신뢰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믿는다는 뜻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가 '말은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곳곳서 경악과 위선이 판친다

한데 우리사회는 믿음이 깨지는 사회, 신뢰성이 무너지는 사회로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

정치인들은 어떠한가.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믿고 기대하게 하는 매력이다.

정치인의 말은 곧 그의 정치다. 정치란 사람들이 기대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민초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기대감을 찾아 볼 수 없다. 냉소주의 원인제공자일 뿐이다.

'무능', '식물', '동물', '저질', 심지어 '좀비'까지 국회를 칭하는 또 다른 단어들이다.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줘야 할 국회가 오히려 국민의 걱정거리가 되어 국회 앞에 이 같은 단어들이 붙게 된 것이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19대 국회는 유독 심하다. 통상 국회의원 총선거의 해가 밝으면, 급한 사안만 서둘러 처리하고 대다수 의원들이 지역구로 내려가 민심을 얻는 데 급급했다. 올해는 꼭 해야 할 숙제인 선거구 획정조차 처리하지 못한 채 정쟁만 되풀이 되고 있다. 역대 최악의 무능국회로 불리는 이유다.

선거구 미 획정으로 인한 폐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거구가 사라진 초유의 비상사태가 계속되면서 정치적 약자인 정치신인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후원회를 만들 수 없다. 유권자들에게 홍보물도 발송할 수 없다. 탄탄하게 다져진 후원회를 기반으로 의정보고회를 통해 자신을 충분히 알릴 수 있는 현역 의원과 극명히 대비된다.

국민들 역시 혼란스럽다. 선거구가 어떻게 되는지, 후보가 누구인지 가늠할 수 없다 보니, 평소 정치에 관심을 보였던 일부 유권자들마저도 등을 돌리는 현실이다.

정치신인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무능국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나 수사촉구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총선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온다. 국민의 선택권과 참신한 정치신인의 출마기회를 넓혀주기 위해서는 총선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논리다.

여야 지도부는 24일 '3+3회동'을 재개했다.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 협상 타결을 시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날도 쟁점법안 연계 처리를 놓고 여야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기득권을 쥔 여의도 정가는 남을 바르게 하는 것은 고사하고, 바른 데에다 몸을 두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여야가 카르텔을 형성해 기득권을 최대한 누리면서, 표정관리를 위해 네 탓 공방만 펼치는 것 아니냐는 불신을 받기에 충분하다.

지도자에게 능력이 모자라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능력을 보태주면 된다. 정치인의 말은 곧 그의 정치다. 정치란 사람들이 기대하게 하는 것이다.

지도자에게 더 이상 믿고 기대할 것이 없다면 그것으로 모든 것은 끝이다.

가정도 무너지고 있다. 최근 '최 군 시신훼손 사건'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아버지가 11세 난 아들을 구타하다 숨지자 냉동보관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다는 소식은 큰 충격 그 자체다. 부천 여아 학대사건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도 않았다.

또 발생했다. 이번엔 충남 홍성에서 20대 엄마가 장난감을 던져 10개월 된 딸을 숨지게 했다. 이런 부모가 아이에게는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가. 그런 가정은 또 얼마나 끔찍한 공간인가.

건강한 풍토조성 나서야할 때다

부모를 살해하는 엽기적인 존속살인도 잇달아 발생한다. 아주 드문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철없는 자식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사회가 얼마나 병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사람을 믿을 수 없게 하는 단면이다.

거짓과 위선으로 진정성이 결여된 사회는 언제나 아비규환이기 마련이다.

정상적인 갑을 관계, 평등하고 믿음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믿음과 신뢰는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무엇보다 위정자들부터 똑바로 서야한다. 모든 사회구성의 시발점이 정치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위정자들로 하여금 실행되기 때문이다. 올바른 언행일치의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인들의 진정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건강한 사회 풍토조성을 위해 모두가 나서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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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