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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파워 - '기부천사' 김해림 프로골퍼

"즐겁게 골프하고 행복하게 기부하고 싶다"

  • 웹출고시간2015.12.17 17:50:13
  • 최종수정2015.12.17 20:01:12
[충북일보] '김해림 선수는 올해 열 차례 톱 10에 들며 상금 4억1천7백만 원을 획득했다. 그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는 한편, 올해 총 4천9백만 원의 자선기금을 내놓아 필드의 기부천사로 불린다.'

지난 14일, 한국골프라이터스클럽에서는 김해림(26)선수를 2015년 국내외 프로골프투어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낸 선수로 안병훈(24·CJ오쇼핑), 최혜정(24)과 함께 선정했다. 김 선수는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 10%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한 약속을 2009년부터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지켜오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아너소사이어티'(1억원의 기부를 약속한 기부자모임)회원으로 등록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 중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김 선수가 유일하다.
"처음 2부 투어에서 상금 200만원을 받아 20만원을 내놓았다. 총 상금의 10% 정도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우리 집 형편에 솔직히 부담도 됐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것 끝까지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기부를 하면서 새로운 기쁨을 알게 됐다."

청주 수암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김 선수의 표정은 해맑았다. 단아한 정장차림의 그녀는 마치 패션모델처럼 우아하면서도 기품이 있었다. 하지만 검게 그을린 손을 보는 순간, 쉬지 않고 달려온 골프선수로서의 여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김 선수를 보자, 지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5시즌 26 번째 대회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우승상금 1억4천만원)'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장면이 되살아났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매번 선두로 나섰던 김 선수였다.

"아쉬웠다. 왜 우승 욕심이 나지 않았겠는가. 내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릴 기회였고, 또 전액 기부약속도 했었다. 하지만 때가 되면 우승도 하지 않겠는가. 우승까지 힘들었던 과정들이 모아진 우승상금을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하면 뜻 깊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서울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프로골퍼로 활동한 김 선수가 청주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8년 청주시 오창읍으로 이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전국 골프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는데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오창은 골프 인프라가 다른 지역보다 좋고 청주공항과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형성된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서울보다 이곳 오창에서 지내보니 연습에 몰두할 수 있어 좋았다. 이곳이 제2의 고향이 됐다. 그래서 지역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고 싶어 기부를 시작했다."

김해림 프로는 KLPGA투어에서도 '기부천사'로 통한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처음 받은 상금부터 현재까지 상금을 수령한 대회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처음 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 권유가 컸다. 고등학생이 뭘 알았겠는가. 기부에 대한 소중함은 기부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아버지께서 골프로 번 돈을 좋은 일에 써보자고 권하셨다."

김 선수가 골프를 시작한 것은 중3 때였다. 처음 스윙을 지도해준 스승은 서문여고 감독이었다.

"어쩌면 스윙보다, 그분에게서 정신적인 부분, 즉 골프를 대하는 마음의 자세와 열심히 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그게 지금 많은 도움이 된다. 그때부터 겉멋이 드는 것을 경계했다. 무조건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좀 늦게 시작하다 보니 지금 골프가 재미있어진다. 너무 일찍 시작한 친구들은 벌써부터 지겨워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다행이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는 나치에 의해 가스실로 끌려가 죽을 운명이었던 유대인 1천1백 명을 폴란드에서 구해낸 실존인물이다. 그는 나치로부터 탈출하기 직전, 자신이 살아있다는 안도감보다는 죄책감과 후회에 시달리며 조용히 말한다.

'왜 나는 더 많은 유대인들을 구해내지 못하였는가?'

누구보다 많은 유대인을 구하고도 더 구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던 쉰들러의 마지막 독백처럼, 많은 기부를 하고도 더 기부하려 애쓰는 김해림 선수의 인터뷰가 가슴에 남았다.

"기부를 하면 할수록 남을 위한다는 생각보다 나 스스로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행복해지니까. 이번 우승을 놓쳐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골프를 즐기다 보면 언젠가는 우승을 할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골프를 계속할 것이다. 그래야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 윤기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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