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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은 실패없는 명예 사업… 진실 받아 들여야"

이상주 중원대 한국학과 교수, 증도가자 공개후 "다르다" 판단
이후 한자 한 글자의 서체·운필법 활용해 가짜라 주장

  • 웹출고시간2015.10.27 20:11:31
  • 최종수정2015.10.27 20:11:31

편집자주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증도가자 등 고려활자 7개에 대한 3차원(3D) 금속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모두에서 인위적인 조작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CT 및 성분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볼 때 고려시대 전통적 방식의 주물 기법에 의해 제작된 활자가 아니고, 위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상주 중원대 한국학과 교수는 중도가자가 진실이 왜곡된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상주 교수를 찾아 중도가자의 오류에 대해 들어본다.

중원대 한국학과 이상주 교수

[충북일보] - 증도가자의 조작 판정에 대한 의견은?

△ 남권희 교수가 '직지'보다 100년 이상 앞선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 즉 '증도가자'라는 활자를 공개할 때 식견있는 사람들 중에는 '국제적 망신이다'라는 안타까움을 표명한 사람도 있었다. 이번 국과수가 발표한 증도가자가 진짜가 아니라는 증거는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검증으로 증도가자의 조작을 밝혀낸 점은 그간 증도가자 논란으로 인해 실추된 학계의 명예와 국가의 신뢰를 회복하게 된 것을 매우 다행으로 생각한다.

- 처음부터 증도가자가 가짜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언제인가?

△ 2010년 9월 2일 남 교수가 '증도가자'를 공개해 전국 주요 언론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 나는 '역시 권위 있는 학자다운 대발견'이라 생각했다.

강의를 마치고 신문에 게재된 활자의 사진을 대조해보았다. 남 교수께서 '증도가'라는 책을 인쇄한 활자체와 증도가자라 주장하는 활자의 서체가 같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본 결과 첫눈에 같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 그의 논리도 부당했다. 계속 대조해보았지만 분명 다른 글자였다. 그가 서체상으로 동일한 활자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나도 서체 서법적으로 같은 글자가 아니라는 점을 정리해서 글을 쓰기도 했다.

- 증도가자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 다른 글자도 서체를 대조해서 설명했지만 객관적으로 누구나 알아 볼 수 글자를 강조해서 설명했다. 증도가자라는 활자는 너무 생생하다. '명(明)'자와 '선(善)'자 두 글자 보더라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찾아냈다.

인쇄분에 찍힌 활자는 羊위의 획이 'V'와 비슷하다. 증도가자라는 활자는 '八' 모양으로 인주를 묻혀 자기 이름을 새긴 도장을 찍어도 'V'가 '八' 이 되지 않는다.

'明'자의 경우도 붉은 흙이 묻은 듯한데, 나머지 활자는 흙도 거의 묻지 않고 먹물이 진하게 묻어있어 거무스름하다. 같은 장소에서 출토된 것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증도가자'는 획이 직각이고 번각본 '증도가'는 획이 곡선이다.

당시 최고의 권력자 최이가 주도한 번각본인데 글자를 새기는 각수가 자기 맘대로 다르게 새길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한자 한 글자의 서체와 운필법을 활용해 증도가자를 가짜라 주장했다. 단순한 지식하나 글자 하나가 진짜와 가짜를 판별할 수 있는 준거가 될 수 있다. 단순한 상식이 학문적 시비를 가릴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한 가지 차이가 기하급수적 차이를 가져온다. 지식의 티끌이 지식을 태산을 만든다.

학문은 실패 없는 명예로운 사업이다. 힘들지만 학문의 진실을 지키다 밝히다 죽는 것은 자손만대 불후의 영광이다. 학연 지연에 구속되어 학문의 진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는 일은 천추만대 씻을 수 없는 죄악이며 불명예다.

- 앞으로 문화재 보호에 대한 견해는?

△ 이번 기회에 문화재위조범과 문화재절도범의 공소시효를 철폐해 문화재를 보호해야한다. 이번 규명으로 인해 직지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 청주가 인쇄문화의 성지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앞으로 인쇄문화선진도시로 발전하기를 빈다.

괴산/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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