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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최근 '헬 조선'이란 단어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청년 세대에, 아니 인구 전반에서다.

헬 조선은 말 그대로 '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뜻한다.

청년 세대의 비참을 표현하는 조어는 많았다. '88만원 세대' '삼포 세대' '오포 세대' 등이다.

인구·청년실업, 사회문제다

헬 조선이라는 신조어는 다른 조어보다 함의가 좀 더 총체적이다. 우리는 지옥에 있다. 살아가는 매 순간이 아프다.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마치 과거의 모든 끔찍한 표현들을 종합해 마침내 비참의 최종 심급을 상징적으로 구현 한 듯하다. 한국의 현실이 그렇다.

생산가능인구가 내년 3천704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다. 내후년부터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경제활동으로 소득을 얻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소비와 수요가 감소하기 마련이다. 디플레이션이 깊어지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2031년부터는 일본처럼 총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 분석도 제시된다. 45년 뒤인 2060년이면 총인구는 4천400만 명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이 중 절반인 2천200만 명의 생산가능인구가 나머지 절반인 2천200만 명을 부양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바빠진 이유다. 정부는 최근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적용할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이 시안을 보면 현재 합계출산율이 1.21명에 불과하다. 극심한 저출산 현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세자금과 임대주택 우선 입주 같은 주거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보육체계를 개편한다. 육아휴직기간도 확대한다. 공교육 정상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광역자치단체와 보건복지부 산하 기간들이 나서 청년 맞선 프로그램도 운영하겠다고 했다.

충북도도 '충북 청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중점 추진과제를 보면 청년위원회·여성고용대책위원회·청년 종합대책 TF 등 청년 종합대책 협의체 운영이 포함됐다. 스펙초월 채용, 투자유치기업·출자출연기관 의무채용 등 '지역인재 채용' 추진도 병행한다. 대학·총장·총학생회협의회 공동 '대학생 권리장전' 추진 등도 담겼다. 충북창업 비즈니스센터 설립·운영과 총학생협의회와 소통행사 등 '충북청년 광장(포럼)' 운영, 청년 전담부서 신설 추진 등도 포함됐다.

골든타임에 맞춘 대처 전략이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현장에서 체감지수가 낮다는 점이다.

청년실업 해소와 혼인율 증가를 위해 다양한 대책·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획기적인 방안이라 볼 수 없다.

일부 시안은 기존 정책을 적당히 버무리고 재탕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내용상 차이는 있겠지만 여태 정부와 지자체들이 펴 온 정책들이다. 비혼·동거가족에 대한 사회제도적 차별을 없앨 계획이라는 것에 눈길이 가지만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그나마 내년으로 미뤄버렸다. 예산확보 방안에 따른 뚜렷한 대책도 없다.

컨트롤타워부터 강화해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선결조건은 사회구성원 누구나 우리 사회가 살 만한 곳이며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를 준다는 인식을 보편적으로 갖는 것이다.

사회구성원의 대부분인 서민과 중산층이 각박한 경쟁에 내몰리는 바람에 삶의 위기의식이 팽배해지는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 의지가 고양되기를 바라는 건 요행을 넘어 억지에 불과하다. 자취방에 홀로 머물며 삶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청년들이 있는 한, 인구가 줄고 전체인구의 3분의 1이 노인인 나라가 희망이 있겠는가.

향후 5년이 인구문제의 '골든타임'이다. 이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역동성은 다시 찾아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컨트롤타워부터 강화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보육, 교육, 주택, 고용, 재정, 세제, 이민정책 등 국정 전반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 복잡한 문제를 보건복지부가 총괄·조정하기는 어렵다. 과거 1970년대 가족계획 업무는 당시 경제기획원에서 담당했던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정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일본은 최근 저출산 문제를 담당할 '1억 총활약담당상'이라는 장관급 직위를 신설해 아베 신조 총리 최측근을 임명했다.

타이밍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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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