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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로(路)'는 2차선이상의 간선도로에 붙여진 이름이다. 차 도로라면 거의 그렇다.

도로명은 지명과 마찬가지로 그 지역의 사회상, 생활상을 단적으로 알아 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그 만큼 도로명은 중요하다.

도로명은 지역 역사와 함께한다

청주에 기업의 이름을 딴 도로명이 처음 탄생한다.

청주시는 지난 12일 도로명주소부여위원회를 열었다. 위원회는 이날 청주산업단지~청주테크노폴리스~오창과학산업단지를 잇는 도로명을 '엘지로'로 하기로 의결했다.

고시·공고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 도로 사이에 LG 계열사인 LG화학, LG생활건강, LG전자, LG이노텍, LG하우시스, LG생명과학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도로의 '엘지로' 명명은 충북도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측도 도로 명명을 희망했다. 이후 청주시가 시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결실을 맺었다.

역사를 대신하는 도로명이 있다.

서울의 무수한 도로 중 유일하게 외국 수도이름을 딴 도로가 있다. 바로 테헤란로다.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고작 4㎞ 도로다. 주변 삼성동 역삼동 대치동은 이른바 강남의 대명사다. 이곳은 한국 경제의 중핵과도 같은 지역이다. 70년대 초만 해도 자갈밭이던 곳이 상전벽해한 것이다.

테헤란로의 역사는 채 50년이 안 된다. 조선시대엔 길이 있으되 이름은 없던 곳이다. 1972년에야 서울시가 삼릉로(三陵路)라고 명명했다. 인근 선릉(성종과 정현왕후 묘)과 정릉(중종의 묘)의 봉분이 셋이어서 생긴 삼릉공원에서 유래했다.

테헤란로라는 이름은 1977년 6월 서울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자매결연 때 서로 가로명을 교환키로 합의한 결과다.

테헤란로의 성장은 1970년대 후반 영동 개발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는 테헤란로 일대를 영등포 잠실과 함께 3대 부도심으로 삼고 경제금융의 중심지로 육성한 것이다. 왕복 10차로의 탁 트인 도로 양편에 고층빌딩이 즐비해 영화 촬영의 단골무대다. 영화 '어벤저스'나 '감시자들'의 차량 추격신도 여기서 찍었다.

90년대 후반엔 '테헤란밸리'로도 각광받았다.

그늘도 있었다. 1983년 '영동사건' 등 개발 비리가 속출했고 돈이 넘쳐나면서 기업보다 룸살롱 모텔이 더 빨리 늘어나기도 했다. 외환위기와 벤처 거품붕괴로 테헤란로 입주 기업들이 대거 몰락해 한때 '데스 밸리'란 소리도 들었다. 그러나 대기업 본사가 옮겨오고 금융회사 강남센터가 자리 잡으면서 비즈니스와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부활했다.

이처럼 도로명은 그 지역의 역사와 함께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위원회의 의결은 그 만큼 큰 의미를 지닌다.

학계에서는 새로 부여된 도로명의 경우 언어학적 관점에서 제대로 부여되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행정언어는 비교적 보수적인 언어로 한번 굳어지면 쉽게 변하지 않는 언어이므로 제정시기부터 국어학적 관심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엘지로 추진에 대해 형평성과 특혜를 들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 통 큰 상생경영 실천해야

한데 '엘지로' 명명이 직원들의 사기증진 및 사회공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환영하는 입장에 무게가 실린다.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는 건실한 향토기업이 하나 없는 LG를 향한 도민들의 바람이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성장보다 분배가 중요해지는 시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생존에 있어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가래질도 세 사람이 한마음이 돼야 한다'는 옛 속담이 있다. 나 자신만을 생각해 마을 공동부역에 참여하지 않는 농민이 많다면 그해 풍년을 기약할 수 있겠는가.

충북을 향한 LG의 더 통 큰 상생경영 실천을 기대해 본다. 이번 엘지로 명명을 기점으로 LG가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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