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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0.05 19:01:54
  • 최종수정2015.10.05 19:01:54
[충북일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1970년대 중반 먹음직스러운 라면 한 그릇을 사이에 두고 형과 동생이 양보하는 한 라면 광고의 대사다.

너도나도 어려웠던 시절 라면 한 그릇을 놓고 주거니 받거니 서로 양보하는 모습은 쉽게 잊히지 않는 장면이다.

우리 사회에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듯 '몰아주기'로 불리는 관행이 있다.

말 그대로 같은 부서나 팀 내 특정인에게 성과를 몰아주는 관행이다.

경찰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둘째라면 서러울 만큼 열악한 근무 환경에 표창 한 장, 특진 등 승진 자리라도 서로 챙겨주자는 것인데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성과경쟁 속에서 그들만의 생존방식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결국 사달이 났다.

최근 청주청원경찰서 한 여경의 범인 검거 과정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도피 중이던 주요 범인을 택배 기사로 가장해 검거했다는 신임여경의 기지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흔치 않은 신임여경의 활약상에 경찰 안팎의 칭찬 세례가 이어졌다.

하지만 얼마 못가 이 여경은 다시 한 번 여론의 중심에 서야 했다.

함께 근무하는 팀장이 이제 갓 들어온 여경에게 검거 실적을 몰아주고자 꾸며낸 거짓 이야기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상황은 급변해 주변의 격한 격려와 응원은 날카로운 비난의 화살이 됐다.

이 문제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거짓된 꾸밈으로 불신을 준 잘못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도를 넘어선 성과경쟁으로 실적 부풀리기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조직분위기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일선 현장에서 각종 강력사건 해결 등 치안활동에 매진해야할 이들이 서장 등 고위직의 치적이 될 만한 성과 찾기에 내몰려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성과에 집착하고 이를 알리기에 급급한 조직문화는 정작 성과를 내고도 불신을 사기에 이르렀다.

구성원 개개인의 문제보다 이러한 행태를 조장하고 묵인하는 조직환경이 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 구석구석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경찰관들의 노고까지도 불신 받는 헛된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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