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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에서 주로 나오는 것은 카타르시스(Catharsis)이다.

카타르시스는 통상 극 중에서 비극(悲劇)을 볼 때 연기자가 연기를 하게 되면 관객들이 눈물을 흘려서 마음을 정화(淨化)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학에서도 비극작품을 보며 카타르시스 이야기를 했었다.

갑의 횡포에 대한 을의 저항

필자는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두 편의 영화를 봤다.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암살과 베테랑이다.

이 두 영화는 시대적 배경과 상황설정이 판이하게 다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첨예하게 상징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데에서 공통점이 있다.

'암살'은 일제 식민지하에 우리의 독립투사들이 나라의 주권회복과 독립을 위하여 일본 요인과 친일파 앞잡이를 암살한다는 스토리라인이다. '베테랑'은 이 시대의 이른바 있는 자들의 갑질에 저항하는 약자의 처절한 저항과 고발을 다룬다.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영화 베테랑 주인공 형사(황정민)의 내뱉는 의미 있는 말이다.

영화 '베테랑'은 오락영화다. 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특권층에 대한 일반대중의 분노를 퍼붓는다. 광역수사대와 재벌3세와의 대결구도다. 최근 우리는 특권층의 어이없는 사건들, 땅콩회항사건, 재벌자녀의 경영권 다툼사건 등을 보아왔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서 있었거나 있을 수 있는 스토리로 가상현실 적으로 영화로 만들어졌다. 몇 년 전인가 유학 갔던 특권층 자녀들의 마약투척사건, 스포츠카 폭주사건, 유흥업소에서 일어난 폭행사건, 특권층 자녀자살사건 등이 끈이지 않았다.

이 모두가 '돈이면 다'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안하무인 패륜아로 자란사회의 징표였다.

을의 주권을 박탈하는 거대 자본가의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갑질 앞에 역겨움을 느낀다.

피고용인 을의 주권을 고용인 갑이 박탈하고 그런 행태를 을이 부당하게 감내해야 하는 상황을 영화 속에서 보면서 대한민국의 수많은 을들은 공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영화 베테랑은 지난 잘못된 재벌들의 자회상을 영화 속에 극대화시켜 한꺼번에 폭로한 카타르시스 해소의 요소가 들어있다.

'암살' 또한 그렇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속사포 등 여러 등장인물 중 가장 영화적인 캐릭터는 하와이 피스톨 역의 하정우와 그의 짝패인 영감 역의 오달수다. 청부살인업자인 그들이 한 방의 총탄으로 목표물을 쓰러뜨리거나 느닷없이 기관단총을 갈겨대며 영화 속 공간을 아수라장으로 만들 때 관객들은 묘한 쾌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배우 이정재가 극중에서 말했던 것처럼 "해방이 올 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해방은 다가왔다. 일제 통치 하에 우리 민족을 핍박하고 착취하였던 일본 제국주의자들과 그 앞잡이들에게 민족의 해방은 민족을 착취하던 갑질의 포기를 의미했다.

주권을 빼앗긴 한민족은 영화가 보여주듯이 암살이라는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저항했다. 일제가 우리 민족에게 가한 폭력은 이보다 훨씬 더 지속적이고 극악한 것이었기 때문에 영화 속 암살이라는 폭력이 부당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주권을 박탈한 압제자에 저항하는 주권회복의 노력이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주권은 소중하다

시공 배경은 다르지만 두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 관객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 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대중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돈과 권력과 지위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다. 하지만 돈이 많을수록, 권력이 클수록, 지위가 높을수록 적법보다는 적정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반드시 사회적 도덕적 책무가 뒤따라야 한다. 주권은 누구에게나 생명만큼 소중한 것이다.

자산의 60%를 사회에 환원한 미국 재벌 빌게이츠가 존경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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