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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8.03 13:49:08
  • 최종수정2015.08.03 13:49:08
[충북일보] 한 여름의 하늘이 타는 듯이 뜨겁다. 염천(炎天)의 날씨다. 이런 날 행사는 고역이다. 주최 측이나 초대 받은 쪽이나 모두 괴롭다. 개회식부터 늘어지면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이다. 주객(主客) 모두 지친다.

***자기자랑만으론 회의적

지난주 '청주산단, 혁신단지 세부추진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노영민 국회의원이 참 좋은 뜻으로 마련한 행사다. 그런데 개회사 및 축사 등 인사말이 너무 길었다. 무려 30분이나 이어졌다. 방청객들의 원성이 터져 나왔다.

장시간의 인사말은 염천의 날씨를 더 덥게 했다. 토론회를 준비한 노 의원의 개회사가 시작이었다. 도내 국회의원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시종 충북지사, 이승훈 청주시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그 뒤에도 몇몇 인사의 환영사가 계속됐다.

토론회 시작 전 맥이 다 빠졌다. 참석자들의 집중력은 크게 떨어졌다. 물론 개개인의 성과를 알리려는 노력을 탓하고 싶지 않다. 자기홍보(Self-PR)는 어쩌면 정치인이나 기관장으로서 당연한 자세다. 하지만 너도 나도 똑같은 말엔 짜증난다.

인사말은 상대방에게 존경이나 친애, 우정 등을 표현하기 위한 행동양식이다. 인간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한 일정한 형식이다. 어떠한 행사나 중요한 자리에서 감사를 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소감을 밝히기 위해 하기도 한다.

우선 인사말의 성격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행사장의 인사말이라면 상황이나 주최 측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적합하게 해야 한다. 더함도 덜함도 없이 그 때 그 장소에 맞게 최적의 어감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 다음 최적의 시간을 배정해야 한다.

물론 최적에 대한 판단은 그 때 그 때 다르다. 만일 요즘처럼 더운 날씨라면 비교적 시원하고 짧게 하는 게 좋다. 모든 단어에는 어감이 있다. 거친 것이 있고 부드러운 것이 있다. 시원함을 주는 단어가 있고 덥게 하는 단어가 있다.

참석자들을 고려해 말을 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젊은 층이면 젊게, 노인층이면 거기에 맞게 해야 한다. 중언부언은 더운 날 더 짜증나게 한다. 실질적 정보가 없는 미사여구도 마찬가지다. 모두 버려야 한다. 그 날 필요한 필수 문장과 단어로 순도 100%의 말을 하는 게 좋다.

말을 너무 많이 하면 효과가 반감된다. 대체로 적당한 지점에서 멈추는 게 좋다. 길게 해서 좋은 꼴 보기 어렵다. 적은 단어로 아주 강력하게 하는 게 좋다. 명연설, 명대사는 대체로 짧게 구성된다. 그게 훨씬 더 효과적인 화법이다.

자기홍보의 시대다. 공격적인 자기PR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 진심이 통해야 성공한다. 자기 자랑만으론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 귀 기울일 유권자도 없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이 벌이는 셀프디스 캠페인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불쾌지수가 아주 높은 한여름이다. 충북의 정치인들만이라도 앞으로 행사장에서 좀 조심해야겠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여전히 유효하다. 요즘처럼 뜨거운 한 여름 엔 짧은 말 한마디가 청량제가 된다.

***대안 담고 비전 제시해야

행사장 인사말은 형식적일 때가 많다. 그래도 공감의 대목이 있으면 반응한다. 비전과 대안이 담기면 길든 짧든 공감한다. 그런데 이번 청주 토론회 인사들의 인사말엔 핵심 메시지가 없다. 대부분 사업성과 홍보여서 별다른 공감을 주지 못했다. 참석자들의 짜증 이유도 여기 있다.

정치인들은 공감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조건이 갖춰지면 일은 이뤄진다. 모든 것을 생겨나게 한다. 반대로 모든 것을 소멸하게 하기도 한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연기법이다. 연기법으로 보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 대신 조건이 갖춰졌는지 아닌지는 확인해야 한다. 정치에서 그 확인 작업은 국민의 몫이다.

정치인들에게 조건은 바로 공덕(功德)이다. 공덕은 대안을 만들고 비전을 제시해야 쌓인다. 공덕이 희망인 까닭도 여기 있다. 노력해 쌓은 공을 베푸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에게 변하지 않는 의무가 있다. 여당은 국민에게 공감을 주는 정책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야당은 정권의 잘못을 비판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어려운 일일까. 충북 정치인들에게 '정진'의 요구는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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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