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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최근 신뢰가 깨지고 마침내는 분노를 느끼게 하는 일이 사회 곳곳에 만연돼 있다.

공급자가 제공하는 정보와 홍보가 수요자의 기대를 만족시켜 주기 보다는 실망과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한때 청소년층이나 대학가에서 유행했던 '최불암 시리즈'의 우스갯소리가 떠오른다.

우롱 넘어 사기 당했다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목욕탕에 갔다.

욕탕 속으로 먼저 들어간 아버지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며 '어, 시원하다'라고 말을 했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겁 없이 탕 속에 들어간 아들은 아버지의 말과 달리 뜨거운 물에 기겁을 해서 뛰쳐나오며 말했다.

"세상에 믿을 놈이 어디 있어"

물론 이 이야기는 실화가 아니다.

앞에 인용한 우스갯소리는 아버지에게 '놈'자를 붙이는 아들 녀석의 버르장머리 없는 말투로 젊은 세대의 예의 없는 행태를 탓하는 듯하다. 하지만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진의는 더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 즉 어느 일방의 기대와 신뢰가 깨지면서 느끼는 분노를 극명하게 표현했다는 점이다.

얼마 전 검찰이 소비자들이 가졌던 석연찮은 궁금증을 풀어 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요지는 이렇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 진행된 경품 행사에 걸린 경품 대부분이 허위당첨자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응모한 고객들은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만 고스란히 넘겨주는 꼴이 됐다.

검찰에 따르면 2012년 10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14개월간 이마트 전국 매장에서 진행된 47차례의 경품 행사에 나온 7억9천만 원어치 경품 중 4억4천여만 원어치 경품은 허위당첨자에게 넘겨졌다. 경품으로 나온 승용차 2대는 전직 이마트 직원의 단골 주점 여주인, 사촌형제에 돌아갔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나머지 한 대는 중고차 시장에서 팔린 뒤 이 직원의 외제차 구입대금에 쓰였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에서도 당첨자가 바꿔치기 되고 2012년 1월 경품으로 나왔던 자동차가 빼돌려졌는가 하면 고객정보 22만 건이 불법수집된 것으로 검찰수사에서 확인됐다. 홈플러스의 경우 경품 행사를 통해 모집된 고객들의 개인정보 약 2400만 건을 보험회사에 넘겨 약 230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앞선 검찰수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대형마트 안에서 진행되는 경품 행사에 한번 이상 응모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없을 듯하다. 승용차, 스마트TV, 해외여행권, 김치냉장고 등 한번쯤 타고 싶은 경품들이 내걸렸지만 본인은 물론 이웃에 사는 지인들조차 당첨됐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은 없을 것이다.

이번 수사 결과를 미뤄볼 때 소비자들은 얄팍한 상혼에 우롱을 당했다. 아니 사기를 당했다.

검찰에 의해 기소된 사람들은 주로 경품 대행업체 임직원이거나 대형마트의 일부 직원들 이며 간부 혹은 임원들은 없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장소만 빌려줬을 뿐 법인들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경품 행사에 응모한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의 브랜드와 신뢰도를 보고 응모한 것이다. 자신들의 매장 안에서 사기성 불법 행사가 진행되는데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내 자신의 지혜가 답이다

어디 물건뿐이랴, '나'를 뽑아주면 나라를, 고장을 위해 이러저러하게 봉사하고 헌신하여 주민에게 복지를 공급하겠노라고 선전하던 정치인들도 유권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기는 마찬가지다.

선거 당시의 공약을 당선 후에도 그대로 실천한 정치인들이 얼마나 될까.

공익이 아닌 사욕으로 법정에 선 충북지역 정치인들이 과연 주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올바른 지도층이라 할 수 있겠는가.

사안에 따라서는 대립구조가 갈등과 반목을 증폭시키는데 이어 국민 불안-정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을 뿐이다. 현재 중앙정치와 지방정치의 자화상이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의 공치사 행보가 어김없이 시작됐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득표 전략에서다.

물건이고 사람이고 어차피 과장광고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내 자신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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