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일보] 비극으로 끝났다. 흔들린 50대의 우정이 살인을 불렀다. 지난 주말 음성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은 끝내 자살로 이어졌다.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 돼야 가능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사랑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정은 절대로 혼자서 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짝사랑이란 말과 달리 '짝우정'이란 말은 없다. 우정은 사랑과 달리 쌍방향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충북지역 일간지와 방송에선 50대 남자들의 흔들린 우정이 슬픈 화제였다. 보도에 따르면 한 남자가 친구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두 남자의 50년 우정에 관한 얘기도 나왔다. 결론은 비극이었다.

사단이 난 걸 보면 둘 사이에 큰 일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친구로서 서로 휴식처가 돼 주지 못했던 것 같다. 실수로 한 말이 상대에게 큰 상처를 줬을 수도 있다. 분노의 감정을 자극했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런데 실수를 했다면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했다면 반성하고 사과하는 게 옳다. 우정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가 계속돼야 우정도 유지된다. 쌍방향성을 가진 우정의 속성 때문이다.

어떤 조건이나 단서 없이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계산을 앞세우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를 인정할 수 있다. 그게 전제돼야 지속적 우정이 가능하다. 우정은 이렇게 순수와 진실, 따뜻함처럼 추상적이고 이상적이다.

물론 현실에선 조금씩 다르다. 별일 아닌 일로 친구와 싸우고 토라지기도 한다. 불편할 때도 많다. 격이 없는 친구라면서 비밀도 많다. 털어놓으면 왠지 불편해질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불편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우정에서 나온다.

진실한 우정을 쌓기는 정말 어렵다. 이기주의나 독선 속에서는 싹트지 않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자기를 반성하고 남을 위한 성장을 기도해야 가능하다. 때로는 희생도 해야 한다. 참다운 우정은 그렇게 싹 튼다.

근간은 믿음이다. 우정은 사랑보다 진중하다. 친구가 곤경에 처했을 때 진가를 발휘 한다. 우정은 이럴 때 진심으로 어려운 친구를 돕게 만든다. 더욱 견고한 신뢰감으로 우정을 쌓아가게 한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우정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누구나 나만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한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줄 친구를 찾는다. 그런 친구가 있다면 행복한 삶이다.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삶이다. 친구와의 우정이 삶의 필수 조건인 까닭도 여기 있다.

우정을 위해 대인관계는 필수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 그래야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 훌륭한 우정이란 상대방이 아니라 나의 자질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이청득심(以聽得心:경청하면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한다.

우정은 바라는 감정이 아니라 주는 감정이다. 내가 먼저 믿고 겸손해야 지키고 유지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을 줄 모르면 우정도 없다. 있다 해도 가짜다.

***관계가 만들어낸 최선의 감정

우정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좋게 만들어진 감정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가질 수 있는 최선의 감정이다. 그러나 산길과도 같다. 자주 오고 가지 않으면 어느새 없어진다. 때론 오해도 싹 트고 미움도 생긴다.

우정은 선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우선 좋은 관계가 형성돼야 나눌 수 있다. 우정은 서로의 그늘과 고통, 눈물 등을 보듬는 힘이다. 서로가 진심으로 배려할 때 완성된다. 고통스러운 삶도 아름다운 삶으로 승화할 수 있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그 어떤 일 보다도 우선해도 좋다. 훌륭한 우정을 나누는 것만큼 값진 인생은 없기 때문이다.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면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찾아가는 까닭도 여기 있다.

확신에 가득 찬 삶이 아니어도 좋다. 친구를 서로 끌어안고 나갈 수 있으면 그게 아름다운 삶이다. 내게 묻는다. 너는 어떤 친구인가. 친구에게 진정한 친구인가. 옥인가 모래인가.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