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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얼마 전 청주시 오창에서 40대 중소기업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긴 유서에는 회사 직원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그가 스스로 번개탄을 피우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사연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 아닌가 싶다.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경영환경

필자는 앞서 평소 알고 지내는 중소기업 대표를 만났다. 그는 청주에 사업장을 둔 IT업계 중소업체 대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잘 나갔던 이 회사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는 미리 들어서 알고 있던 터였다.

자연스럽게 회사 얘기가 나오자 그는 저간의 사정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대형 거래선이 갑작스럽게 변경되는 바람에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생산한 제품의 판로가 막히게 됐고, 이 때문에 회사의 자금 사정이 나빠져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IT업계 상황을 보면, 잘 나가는 기업이나 그렇지 않은 기업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기업간, 제품간 경쟁이 워낙 글로벌 차원에서 전개되다 보니 경쟁이 갈수록 격심해지고 일순간에 시장 판도가 바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기껏 시장을 일궈서 파이를 키워놓으면 대기업이 뛰어들고, 여기에 외국 업체들까지 가세해 그야말로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여겨지는 게 현실이란다.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대기업들도 중소기업과 협력은 대부분 자신들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때만 협력이 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종속이나 다름없는 경우가 많다. 산업계에서 터지는 사건 대부분은 힘없는 중소 하청업체들로부터 상납 받은 것이 곪아서 터져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금융 사정이 나빠지면 의례히 등장 하는 것이 중소기업 육성책이다. 금융권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푼다. 대기업들은 중소 하청업체에 대한 대금 결제를 앞당겨 주겠다거나 협력하겠다는 식의 지원책은 단골 메뉴다.

이렇게 대책을 강구하고 중소기업을 육성 하겠다는 정부와 금융권, 대기업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매번 어려움을 호소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시스템이 겉 다르고 속 다르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거래하는 기업이 어렵다고 사정할 경우 앞에서는 딱하다며 격려 하지만 뒤 돌아서면 자금 회수에 나서는 게 금융권이다. 그래서 힘든 중소기업들이 부도가 나기 전까지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인들이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며 과한 인심을 부리는 것도 다 이 때문이란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직원들에게도 거짓말을 해야 한다. 회사가 잘 안된다고 하소연 할 경우 더 열심히 일 해 보자는 직원 보다 어디 다른데 직장이 없나 알아보는데 시간과 정열을 쏟는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경영상황으로 본 경기진단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중소업체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 이 결과, 지난 3년('12년~'14년 )간 중소기업의 생산· 매출 연평균증가율이 1% 이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응답자의 76.2% 가 '매출 감소' 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수익성 악화' (17.5%), '자금사정 악화'(6.3%) 로 답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나서야

향후 정부가 나가야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기술과 혁신을 바탕으로 하는 창업은 창조경제의 기반이다.

무엇보다 회복이냐 불황이냐의 갈림길에선 중소기업의 경영개선을 위해 구조개혁을 위한 정부지원과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나서야 한다.

공공 부문의 지원만으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업인들이 자신의 기술력과 실패한 경험을 자산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가 기회를 줘야 한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이야말로 한국의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하는 거의 유일한 돌파구다.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동반성장이나 중기적합업종과 같은 보호 울타리나 요구하는 안주하려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중소기업인들의 정신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대표 상당수가 우울증 환자들이다"

요즘 중기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볼멘소리다. 지자체와 관련 당국은 그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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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