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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6.29 14:30:01
  • 최종수정2015.06.29 21:40:58
[충북일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러나 올해 6월은 '메르스의 달'이 됐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메르스는 아직도 종식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곳곳서 들리는 '메르스 영웅들'의 이야기가 위안거리다.

*** 못된 메르스가 남긴 따뜻한 선물

충북일보가 지난 주 메르스 관련 기사 하나를 제대로 건졌다. 감동의 한 꼭지가 전국의 네티즌 가슴을 흐뭇하게 했다. 이른바 전국을 감동시켰다.

SNS 등은 하루 종일 본보 6월24일자 3면 기사 퍼 나르기에 열중했다. 전국의 20여개 주요 일간지와 통신사, 방송사 등도 연속으로 기사를 게재했다. 물론 본보 기사를 참고했다. 다음 날 이어진 상보기사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흔적은 주요 포털 사이트 등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주요 포털에는 '메르스 건물주' '메르스 월세' 등 자동검색어까지 등장했다. 본보 제호가 기명된 인용기사도 많다. 기사 확산세가 과거 '크림빵' 기사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됐다.

본보 첫 기사는 '못된 메르스가 주고 간 따뜻한 선물'을 주제로 했다. 두 번째 기사는 메르스가 남긴 착한선물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첫 보도한 윤기윤 기자는 청주의 한 건물주가 세입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최초로 입수했다.

윤 기자는 그 내용을 그대로 자신의 휴대폰에 받았다. 메르스로 인해 고통 받는 세입자들에게 6월 치 월세는 절반만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안 받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절반만 받는다는 설명도 덧붙여 있다. 각박한 소식만 넘쳐나는 세상을 잠시 잊게 하는 미담이었다.

문자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요즘 메르스 여파로 장사가 안 되어 힘드시죠. 사장님의 고통을 분담하겠습니다. 6월 한 달 월세는 반만(1/2) 주십시오. 사실 저도 어려워서 힘들게 결정했습니다. 호의를 받아주시고 열심히 사업하셔서 좋은 결과 보시기 바랍니다. 건물주 Y 드림" 건물주는 자신도 자영업을 해봐서 손님이 없을 때 심정을 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건물에 세든 7곳에 똑같은 문자를 발송했다.

최근 사회적·정책적 보호 울타리가 점점 엷어지고 있다. 한 마디로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세태에서 건물주의 월세 절반 선언은 모처럼 훈훈하다. 아름다운 영웅 이야기다. 본보 기사가 증명했다. 대한민국이 아직은 환란 속에도 미담이 있는 나라임을 입증했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충북임을 확인시켰다.

궁극적으로 그가 보낸 문자 한 통은 '못된 메르스'가 남기고 간 '따뜻한 선물'이었다. 그리고 선물을 준 그는 화려한 말을 접고 몸소 상생을 실천한 실천가였다. 그 따뜻한 울림이 강렬하게 전국에 퍼진 까닭도 여기 있다. 재난 때마다 무능한 정부도 한몫 거들었다. 그 무능이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반복됐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정부로부터 전혀 위로받지 못했다. 되레 불안감만 키웠다. 불안은 미지의 대상일 때 커진다. 통제가 어려운 대상일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메르스가 그 사실을 제대로 가르쳐주고 있다. 메르스는 우리에게 아주 낯선 질병이었다. 게다가 정부는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시간이 지나서도 통제 가능하다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

*** 자기희생이 사회구조도 바꾼다

메르스 사태는 복기가 필요한 질병재난이다. 정확한 복기를 통해 고쳐나가야 한다. 그래야 사회 각 분야의 값진 헌신과 희생이 의미를 띨 수 있다.

모든 희생은 신성하다. 하지만 국가나 사회를 위한 희생은 더 성스럽다. 개인이 아닌 공동의 이익과 안녕을 위하기 때문이다. 본보가 보도한 주인공의 행위도 다르지 않다. 작은 일 같지만 결코 작지 않다. 아무나 하기 어려운 실천이다.

"인류사회의 개선은 자기희생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뤄진다." 톨스토이의 말이다. 인간의 자기희생만큼 아름답고 위대한 일은 없다. 인류 사회마저 바꿀 수 있는 힘을 갖는다. 역사의 페이지를 바꾼 성스러운 행동이다.

참치가게 건물주인의 작은 실천은 지금 우리 사회를 바꾸고 있다. 영웅은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우리를 있게 한, 그리고 지금도 우리를 돕는 작은 영웅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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