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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6.22 16:24:30
  • 최종수정2015.06.22 16:24:30
[충북일보] 이승훈 청주시장의 우유부단(優柔不斷)이 화를 불렀다. 청주시의회 여야가 CI를 두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집행부 조직개편안 등 중요 의안을 다룰 정례회가 안개 속이다.

***무엇이 청주시의회 사태 불렀나

청주시의회의 초당적 협조는 물 건너갔다. 청주시 새 상징마크(CI)를 두고 벌이는 싸움이 볼썽사납다. 급기야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했다. 지난 22일 오전의 일이다. 결국 난장판이 돼 정례회를 열지 못했다.

청주시의회 파행은 청주시 새 CI에서 비롯됐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승훈 시장이 이끄는 집행부가 제공했다. 청주시는 얼마 전 '씨앗 모양'의 현 CI를 확정했다. 하지만 시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졸속 논란도 일었다.

집행부는 새 CI 관련 조례안을 밀어붙였다. 당연히 7월 1일 통합시 출범 1주년 때 선포하기 위함이다. 시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가 아닌데도 목숨을 거는 듯했다. 그러나 새 CI는 상임위원회(기획경제위원회)서 여야 합의로 부결됐다.

김병국 의장이 나섰다. 전체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로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했다. 가장 아쉬운 타이밍이다. 이 때 이 시장이 나섰어야 했다. 급한 사업이 아닌 만큼 보완 과정을 거치겠다고 했으면 좋을 뻔했다.

그런데 되레 집행부는 새누리당 측에 조례안 처리 협조를 구했다. 결국 새 CI 조례안은 지난달 22일 새누리당의 단독 표결로 처리됐다. 그런데 얼마 후 이 시장이 엉뚱한 말을 했다. 새 CI 사용 보류 의사를 밝혔다. 어렵게 총대를 매준 새누리당 시의원들의 뒤통수를 세게 친 셈이다.

이 시장의 말 뒤집기는 곧 새누리당 시의원들의 공분을 샀다. 집행부의 원활한 행정을 돕기 위한 자신들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든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결단의 순간 좌고우면(左顧右眄) 하는 이 시장에 대한 분개는 어쩌면 당연하다.

우유부단은 어물거리며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력이 없음을 말한다. 좌고우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쥐구멍의 쥐가 나올까 말까 망설이는 수서양단(首鼠兩端)과도 같다.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고르지 못하는 우물쭈물함이다.

이 시장은 지난 1년 동안 몇 가지 사업에서 우유부단을 보였다. 결단력 부족으로 좌고우면 했다. 대표적으로 통합시청사 건립 결정 유무를 들 수 있다. 오송역 개명 문제도 그랬다. 자신의 확고한 소신 없이 외부 인사의 말을 듣는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했다.

이 시장의 우유부단함이 계속돼선 안 된다. 물론 이 시장은 억울할 수 있다. 주변 참모들의 간곡한 진언을 받아들여 한 결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할 수 없다. 최종 결정권자는 이 시장 자신이기 때문이다.

'신중함'과 '우유부단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적당하면 신중하다는 칭찬의 말이 된다. 지나치면 우유부단하다는 비판의 말이 된다. 지금 청주시의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이 시장에게 많은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지를 가르치고 있다.

***실패 가능성 제로의 선택은 없다

청주시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시장의 우유부단을 걱정한다. 물론 청주발전을 위한 이 시장의 부단한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우유부단은 곧잘 무능으로 평가된다. 초동 대처 능력이 대표적이다. 일이 터졌는데 상황 판단을 못하면 결단을 내릴 수 없다. 결단을 못하니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 대처가 늦으니 해법이 늘 한 발씩 뒤처진다. 우유부단이 부른 무능의 비유다.

처칠의 말이 약이 될 것 같다. "그들은 결단력을 표방하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용단을 말하면서 우유부단하며, 철석같은 결의가 있다면서 비틀거리지만, 무능한 점에서는 전능하다."

신중함은 좋다. 하지만 우유부단함은 버려야 한다. 미래의 결과에 대해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되레 결정하지 못해 재앙을 만들 수도 있다. 실패 가능성 제로의 안전한 선택은 없다. 우유부단은 대개 어정쩡함으로 엄청 욕을 먹게 한다.

최상의 결과를 향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면 진일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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