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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분담금 논란이 해결될 기미는커녕 점점 꼬여만 가고 있다. 충북도와 도의회, 도교육청의 상황인식 수준을 보면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반복되는 무상급식 공방 안타깝다>

주머닛돈은 서로 덜 내려고 하면서 자신들이 무상급식의 주체라며 다투던 3년 전 모습과 판박이다. 어느 한 쪽이 상대방 입장을 반박하면 곧바로 맞받아치는 모습도 똑같다.

2010년 11월 이시종 지사와 이기용 당시 교육감의 전격적인 합의로 이듬해부터 무상급식이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전국 최초 시행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한데 무상급식비 분담을 둘러싼 양측의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돈의 연속이다.

올해도 양 기관의 공방은 여전하다. 수개월째 논쟁을 벌여왔던 충북도는 얼마 전(14일) 강공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도는 이날 더는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며 곧 분담금을 전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교육청이 받아들이든 않든 '식품비 70%'를 기준 삼아 무상급식비를 지출하겠다는 논리다.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충북도가 '최후통첩'이라고 못 박은 식품비의 70%를 분담하면 그 소요액은 359억원이다.

올해 무상급식비 예산은 914억원이다. 작년 분담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충북도가 내야 할 돈은 389억원이다.

무상급식 식품비는 514억원이다. 이 식품비 가운데 90%를 내라는 도교육청의 요구대로라면 462억6천만원을 도가 분담해야 한다.

전체 무상급식비 예산은 작년 967억원에서 올해 914억원으로 53억원이 줄었는데 도의 분담액은 오히려 작년보다 50억6천만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충북도가 손사래를 치는 이유다.

충북도가 마지노선으로 식품비 70%를 정한 것도 나름대로 이런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했다.

도교육청은 '후려치기'라고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후통첩을 받은 도교육청은 논리를 갖춘 뒤 반격하기로 했다.

18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김병우 교육감은 "도는 마치 교육청을 '논리가 부족하거나 할 말이 없는 조직'쯤으로 치부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보여주자"고 했다.

그러면서 "도의 선언은 무상급식비용 논란의 끝이 아니라 공론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상급식 총 사업비의 절반을 충북도가 분담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오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육감은 "앞으로 모든 공문서와 보도자료에 (무상급식비의)50%를 도와 11개 시·군이 재분배(도 40%, 시·군 60%)한다는 점을 꼭 명시하라"고 지시했다.

도는 매년 총 사업비의 20%선만 책임지는데도, 지자체분 50%를 도가 부담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오류를 바로 잡으라는 얘기다.

도교육청이 반박 논리를 세우고 여론전까지 벌일 태세를 보여 무상급식 분담액을 둘러싼 공방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역시 충분한 도민 여론 청취를 통한 중재는 소홀히 한 채 눈치만 보고 있는 듯하다.

<머리 아닌 가슴으로 절충안 마련해야>

정치는 한정된 재원의 분배다. 예산은 이를 실행하는 최우선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무수하게 존재하는 사회적 요청에 우선순위를 정한다.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은 철저하게 지도자의 철학과 의지에 기인한다.

무상급식은 이미 도민은 물론 국민으로부터 검증받아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이다.

생활밀착형, 도민 만족도가 높은 좋은 정책 집행에 따른 예산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도민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지도자들의 자세가 아니다.

영국 대처에 맞서 반세계화 운동의 기수인 수전 조지는 '대안은 수천가지가 있다'는 말로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정말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면 새로운 대안을 내놓고 설득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

무상급식은 양 기관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만큼 가벼운 의제는 아니다. 타협과 양보를 통해 합리적인 절충안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바란다.

양측이 임기웅변식의 사태 해결은 매년 혼란과 갈등만을 반복시킬 뿐이다. 근본적인 관계개선과 업무협약 등을 통한 공조·협조 체계 같은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아이들 밥상가지고 신경전을 벌이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대안을 짜내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심장이다'는 말처럼 한계에 부닥쳤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는 것이 지도자들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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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