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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빗물이 흐르고 내 눈물도 흐르고

잃어버린 첫사랑도 흐르네…'

가수 김수희가 부른 남행열차의 노랫말 한 구절이다. 지난 1986년에 나온 노래다. 이 노래는 1956년 손인호가 부른 '비 내리는 호남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오송역, 반나절 생활권 중심축

호남선 철도의 역사는 설움의 역사다. 경부선과 경의선에 비해 철도 개설 때부터 차별의 연속이었다. 대한제국이 철도를 부설해보려 했지만 기울어가는 제국의 '희망 사항'이었다. 대전~목포 간 호남철도는 일제에 의해 경부선의 지선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철도는 놓였지만 객차나 철로시설은 형편없었다. 여객보다 화물수송이 주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운행횟수도 경부선에 비할 바가 못 됐다. 거기다 불결하고 불친절하기까지 해 원성이 자자했다. 해방 이후에도 호남선의 상황은 나아진 게 없었다.

호남선 차별론은 그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1960년대 들어서자 여객과 화물이 급속하게 늘었다. 원활한 화물수송을 위해서라도 선로확충이 불가피했다.

호남선 복선화는 계속 추진되었지만 속도는 더뎠다. 이리~송정리 101.2㎞ 연장구간은 1981년 2월 착공해 1989년 9월 개통됐다. 그리고 15년, 2003년 12월에야 호남선의 마지막 구간인 송정리~목포 복선이 완공됐다. 일제가 3년8개월 만에 놓은 호남선 철도 옆에 복선을 까는 데 무려 36년이 걸렸다.

험로의 연속이었던 호남선에도 고속철시대가 열렸다. 2일 KTX호남선이 개통된다.

호남권이 쓰나미에 견줄 만한 변화의 시대를 맞는 셈이다. 희망을 쫓는 호남권이 분주하다.

광주시와 전남도,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중화동남아여행업협회가 손잡는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다.

이들 기관단체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의 행사가 남도관광의 명운을 가를 것이란 판단이다. 그래서 남도 특색을 잘 살린 관광상품 개발과 판촉에 집중키로 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내달부터 매주 토·일요일 '아트투어 남행열차'를 운행한다.

KTX 56석짜리 1량을 임대한 뒤 송정역→양림동역사문화마을→대인야시장→소쇄원→죽녹원 등 당일관광과 1박2일 등 상품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다. 자전거를 타고 광주를 여행할 수 있는 '씽씽GO광주! 자전거 타고 도시여행'도 시내 4개 코스별로 마련했다. 문화전당을 거점으로 하는 도심관광 트레일코스도 개발돼 연중 운영한다. 이는 수도권 빨대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이제는 충북도와 일선 기초단체들도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KTX호남선 개통에 따라 오송분기역은 1일 평균이용객이 1만명을 넘어 연간 400만명이 이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된다. 오송역은 명실상부한 국가철도망 X축의 중심지이자 국내유일의 KTX 교차 분기역이다. 국가교통과 국민생활의 새로운 거점으로 위상이 크게 부각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오송역은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역명조차 논란에 휩싸여 있다.

호남철 개통에 맞춰 오송분기역 띄우기에만 급급한 인상을 지을 수 없다. 구체성을 담보한 관광객 유치와 기반구축 방안 마련은 크게 미흡하다. 주춤거리면 스쳐 지나가는 역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오송을 중심으로 한 충북 전체의 발전 전략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기존 물류와 바이오 중심지 육성 외에 물류거점지역 기능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오송역세권 개발, 청주권 시티투어, 충북선 고속화사업 등에 대한 면밀한 계획 수립과 추진이 시급하다.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핵심 콘텐츠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道 후속대책 바짝 신경써야

무엇보다 오송역복합환승센터 설치에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오송역 주변 14만8천500㎡ 규모로 계획됐던 복합환승센터 조기완공 플랜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복합환승센터는 단순히 KTX와 시내·외버스, 택시 등 교통환승 기능만 수행하지 않는다. 서울역과 천안·아산역의 경우 교통환승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아울렛, 컨벤션시설, 식당가 등 이용객 편의시설이 대거 들어섰다.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16년 프로젝트로 설정된 복합환승센터 착공과 완공시기를 단축시켜야 한다. 오송분기역의 안착과 위상 제고 차원에서 가장 큰 현안이다.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는 반세기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만 가슴속에 남겨 놓고 떠나갔다. 이제는 KTX호남선 개통에 따라 새 희망을 품은 기반시설로 재탄생했다. 오송분기역은 그 중심축이다. 잘 활용하면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 반면 대비하지 못하면 지역경제에 적잖은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공직자에게 있어서 타이밍은 업무처리의 생명이다.

KTX호남선 개통에 따른 다양한 후속방안 마련에 바짝 신경 써야 할 때다. 타이밍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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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