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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3.26 15:32:59
  • 최종수정2015.03.26 16:29:20

단재선생시

47*200cm 종이에 먹 2014

글씨가 아닌 그림을 보는 것 같다. 학이 춤이라도 추는 듯…. 음악이 흐르는 듯…. 고요히 마음을 휘저으며 어디선가 젓대와 퉁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글씨가 그림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동원 작가의 '畵題단재신채호선생 시' 작품 한 점이 마음을 빼앗는다. 이동원작가는 올곧았던 선생의 정신을 그리며 전서체 중에서 중국 진 나라 서체인 소전으로 써서 작품화하였다고 설명한다.

소전체는 복잡한 대전을 간략하게 한 것이다. 작품글꼴은 원필로써 서선 굵기가 일정하고 사각수직으로 길 줄 하게 운필하여 고풍스런 권위 미와 예술미를 더한다.

'한 굽이 맑은 강 두 언덕엔 숲이 있고, 몇 칸짜리 초가집 강기슭에 있었네. 얼굴아래 맑은 바람 베개를 스쳐 불고, 처마 끝에 밝은 달 거문고를 비추네.' 단재가 중국망명생활 할 때 고향을 그리며 지은 한시 일부분을 이동원 작가가 작품화한 시를 해석한 내용이다.

독립운동가,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 위대한사학자·언론인. 등, 선생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열거할 수 없게 많다.

단재 신채호 동상

6세 때부터 한학을 시작하여 12세 때 사서삼경을 독파하여 신동이 소리를 들었다. 26세 때 지금의 국립대학 교수인 성균관 박사가 됐으나 관직에 나아갈 뜻을 버리고 <황성신문>논설기자로 입사하면서 한말 애국계몽운동의가로서 길을 간다. 29세에 서술한 독사신론(讀史新論)에 선생의 역사관이 드러난다. '독사신론'은 근대 민족주의 사학의 초석을 다진 글로 처음으로 왕조가 아닌 민족 중심으로 한 진보적 역사관 논설로 평가 받는다.

'그는 풍채가 초라한 샌님이지만 이상한 눈빛을 갖고 있다.

세수할 때 고개를 빳빳이 든 채로 물을 찍어다 바르는 버릇 때문에 마룻바닥과 저고리 소매와 바지가랑이가 온통 물투성이가 됐다. 누가 핀잔을 하면 '그러면 어때요'라고 하였다. 남의 말을 듣고 소신을 고치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웃고 얘기할 땐 참 다정스러웠다.' 춘원이광수가 단재의 인간적인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고 술회한 내용이다.

선생은 한국사 체계나 역사관정립에 있어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의 심적 활동상태의 기록이라고 정의하였다. 투쟁사관의 격렬한 문제의식은 조선민족을 아(我)의 단위로 설정한 전제에서 출발한다고 '낭객의 신년만필'에서 말했다. 이러한 조선민족 중심의 역사인식은 외래문화의 무분별한 수입에 대한 경고로 오늘날에도 교훈적이다. 선생은 독립운동자금을 염출하는 과정에서 1928년 5월 8일 일경에 피체되어 10년 형을 받고 여순 감옥에서 옥고를 치르다가 1936년 옥사로 순국하였다.

단재 사당

청원군낭성면 귀래리 단재 기념관의 구석구석마다 봄볕이 내려앉고 있었다.

'나는 네 사랑 너는 내 사랑/ 두 사람 사이 칼로 썩 베면/ 고우나 고운 핏덩이가/ 줄 줄 줄 흘러 내려오리니/ 한 주먹 덥석 그 피를 쥐어/ 한(韓)나라 땅에 골고루 뿌리리./ 떨어지는 곳마다 꽃이 피어서 봄맞이 하리·'

선생이 1910년 압록강을 건널 때 읊은 '한나라 생각' 시한자락을 봄이 오는 길목에서 가만히 읊조려 보았다. '석가가 들어오면 석가의 조선이 되고, 공자가 들어오면 공자의 조선이 되며, 주의가 들어와도 주의의 조선이 되려 한다. 도덕과 주의를 위하는 조선은 있고 조선을 위하는 도덕과 주의는 없다.

아! 이것이 조선의 특색이냐· 나는 조선의 도덕과 조선의 주의를 위해 통곡한다.' 오늘날 남의 나라 문화의 물결 따라 마구 흔들리며 사는 우리에게 선생은 경책한다. 현실적인 외세의 침략에 대한 자긍의지를 진정 뚜렷이 하라고….

/ 임미옥기자

이동원 작가 약력

- 개인전 3회(03, 10, 11) "문자에 향기를 불어넣다"

- 민예총, 서예협회, 동연회, 청묵회, 예인회외 단체전 150여회

-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전(서울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 2007아시아 태평양주간 독일. 한국 묵향초대전(독일 베를린)

- 한글반포 560돌 기념 초대작가전(세종문화회관)

- 민예총 한.중 교류전(하남성 낙양미술관)

- 서예협회 청주지부 한.중 교류전(중국 경덕진)

- 2013 베이징 세계서예비엔날레 출품(베이징 노동인민문화관)

- 현 청주민예총 회장, 서예협회 충북지회 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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