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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누들' 면(麵) 탐미 - 청주 초가집 손칼국수

장인정신이 빚은, 전통 손칼국수 맛

  • 웹출고시간2015.03.19 18:49:19
  • 최종수정2015.03.19 18:49:19

"청주에 오면 꼭 점심때 들러 이 집 칼국수 한 그릇은 챙겨 먹는다. 맛을 제대로 낸다. 특히 과음한 뒤, 먹는 칼국수는 최고다."

제천에 거주하는 서영석(42)씨는 벌써 10년째 초가집칼국수 단골이다.

그가 말한 칼국수 맛의 핵심은 '국물 맛'과 '쫄깃한 면발'에 있다.

그는 "바지락으로 낸 국물 맛은 일품이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혀에 착착 감긴다. 아마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재료의 비결이 있는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쫄깃한 면발의 비결은 집 주인 육종호(60)씨의 전통적인 손반죽 덕분이다.

"반죽은 꼭 내 손으로 한다. 덕분에 양쪽 어깨를 한 번씩 떼었다 붙였다. 칼국수의 쫄깃하고 차진 맛은 손끝에서 다져진 반죽에서 나온다. 오래 치대야 찰기가 생긴다. 많이 눌러주고 밀어줄수록 공기입자가 빠져 더 쫀득쫀득하고 맛이 좋아진다. 기계로는 그 맛을 잡을 수 없다"

이른 아침부터 쉬지 않고 반죽을 한다. 옛 전통방식을 그대로 고집한다.

그 덕분에 양쪽 어깨가 탈골이 되어 세 차례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손반죽을 고집한다.

쫄깃한 면발이 손님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이면에는 숨겨진 아픔이 있었다.

시원한 국물을 내는 데는 또 어떤 비법이 있을까. 칼국수 국물을 만드는 사람은 아내 김희숙(57)씨 차지다.

"맛있는 국물을 내려면 싱싱한 재료가 최우선이다. 국물은 바지락과 함께 약 10가지 이상 재료가 들어간다. 바지락을 구입할 때, 망에 담긴 바지락과 물에 담근 바지락 2종류가 있다. 망 바지락은 소금물에 담아 해감을 해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그만큼 신선하다. 우리는 망 바지락만 쓴다. 매일 현지 조달을 하니 그만큼 재료가 싱싱하다"

초가집 손칼국수 입구

초가집 손칼국수의 또 다른 명물은 도심 속 2채의 초가집이다.

집과 집 사이에는 차양을 설치해 가운데 마당도 운치 있는 좌석으로 꾸몄다.

비오는 날 천장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칼국수를 먹는 맛도 낭만적이다. 두 번째 명물은 색다른 멋의 칼도마다.

마당에 있는 식탁(왼쪽)과 반죽 작업대대

칠레산 소나무를 반으로 쪼개 그대로 얹어놓았다. 반죽을 펴고 돌돌 말아 칼로 썰면, 그때마다 소나무 향(香)이 칼국수 면(麵)에 은은하게 배어들 것만 같다.

추운 겨울날씨에는 두꺼운 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을 때 손이 쩍쩍 달라붙는 과거의 추억도, 초가집의 방문 고리에서 맛볼 수 있다.

볕 좋은 날, 앞뒤로 탁 트인 야외 식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칼국수 한 그릇 뚝딱 먹고 나면 세상 부러울 것 없어진다.

"이 집 칼국수 정말 최고입니다."

어깨가 부서져도 하루도 빠짐없이 칼국수 반죽을 만들고 있는 주인 육종호씨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말이다.

머리가 하얗게 센 그가 매일 커다란 그릇에 밀가루 반죽을 하고 있는 모습은 어느덧 '초가집 칼국수'의 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유년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들이 식구들의 별식을 위해 온몸을 던지다시피 반죽을 치대던 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헌신하는 그의 먹거리에 대한 신조 덕분에 손님들은 그의 국수를 먹으며, 입 안의 즐거움과 어린 날의 향수를 동시에 맛보는 행복을 누린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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