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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3.05 10:57:07
  • 최종수정2015.03.05 11:07:46
10여년간의 서울 생활이 싫어 모 중앙언론사 대전주재기자를 자원해 보람있게 근무하던 중 느닷없이 본사 발령이 났다.

사표를 낼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결국 대전역 근방으로 집을 옮긴 뒤 KTX로 서울역앞 회사까지 출퇴근했다. 집을 나서서 사무실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하는 데 시간 상으로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이 컸다. 요금이 50% 할인되는 정기권인데도 한달에 40여만원이나 됐다.

퇴근 때도 문제였다. 야근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회식 참가도 부담이 만만찮았다. 승차 시간이 50분 안팎에 불과,회식 후유증으로 차안에서 눈을 붙였다가 대구까지 간 뒤 되돌아온 경우도 있었다. 결국 3개월만에 장거리 출퇴근을 포기,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정부세종청사와 수도권 사이를 운행하는 공무원 통근버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작년말까지 3단계에 걸친 세종청사 입주가 끝나고 신도시의 기반시설이 속속 갖춰지면서 올해 들어 통근버스 이용자는 지난해보다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아직도 세종청사 근무 공무원 '6명 중 1명 꼴'인 하루 평균 1천914명이 75대의 통근버스로 수도권에서 세종까지 출퇴근하고 있다.

대전·조치원 등 인근 도시 운행편을 포함한 운영 예산만도 2012년 10억원,2013년 84억원,지난해 143억원 등 237억원이나 됐다. 작년에는 당초 예산 100억원이 바닥나자 예비비 43억원을 추가로 배정하기도 했다. 모두 국민 혈세다. 불황으로 '입에 풀칠 하기도 힘든'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직원들이,자신들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공무원들의 출퇴근비를 보태주고 있는 것이다.

출퇴근 버스 운행을 고집하는 정부,이를 이용하는 공무원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자녀 교육이다. 세종시에 마땅한 학교가 없기 때문이 이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도시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울처럼 큰 병원도 없고 영화관이나 상가 같은 편의시설이 부족해 살만한 곳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2030년까지 180여개 학교가 들어설 신도시 모든 학교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스마트스쿨'로,시설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하다. 게다가 인사 상 이점 등으로 인해 신규 발령 교사들의 수준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10여km 인근 대전이나 조치원에는 종합병원,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즐비하다. 세종시 생활 5년째인 기자를 비롯,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은 그럼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정부는 세종시로 근무지가 바뀌는 공무원·국책연구기관 근무자 등에게 신도시 아파트 전체 물량의 50%를 특별분양한다. 전국적 인기 속에 지난해 분양된 2-2생활권 아파트의 경우 전체 물량의 50%인 3천700여 가구가 공무원 등에게 우선 배정됐다. 반면 일반인들은 나머지 절반을 놓고 경쟁이 과열돼,지역 우선 당첨권을 가진 세종시민을 제외한 외지인들은 청약 1순위이면서도 '그림의 떡'처럼 구경만 해야 했다. 특별분양받는 공무원들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취득세도 전액 면제 받는다. 근무지 강제 이전에 대한 '보상'이다.

그런데도 많은 공무원이 국민 세금을 축내며 장거리 출퇴근을 고집하고 있다. 출퇴근버스 운행은 세금 낭비 외에도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우선 이제 '걸음마 단계'인 세종시 발전에 장애가 된다. 타 지역과 달리 아파트값이 계속 떨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루 4~5시간을 길위에서 허비,고급 인력 낭비도 심하다.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다른 공공기관 직원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다행히 예산 부족으로 정부가 오는 7월부터는 월·금요일에만 버스를 운행키로 했다. 하지만 세종시민과 대다수 국민은 운행을 아예 전면 중단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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