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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명소 그림여행 - 보은 임한리 솔숲

바람 안고 250년, 누가 노송을 흉내 낼 텐가

  • 웹출고시간2015.02.05 18:55:06
  • 최종수정2015.03.19 18:26:28

임한리솔숲

38*54cm 종이에 펜 2014

의젓 하려거든 이만큼은 하여야 하리라.

기품이 있다 해도 이만큼은 풍겨야 하고, 기개가 있어도 이 정도는 지녀야 어설픈 뽐냄이 되지 않을 거다.

누구도 자신을 섣부르게 자랑하지 못할 것은, 잘생긴 소나무들의 군락이 이룬 솔숲처럼 온전한 아름다움을 인간세상에서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사람이 아름답다지만, 어른이 천진한 아기를 따라잡지 못한다. 늙을수록 아름답고 고고한 기개가 더해가는 것을 소나무 외에 보기가 희귀하니, 소나무들이 모여 있는 솔숲풍경을 어찌 말로 표현하랴.

잘생긴 몸을 가진 사람도 있고, 타고난 재능과 창작기량이 남보다 뛰어나 시대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있지만, 이들처럼 변함없이 화합하며 모여 살기는 어렵다.

누가 세상을 호령하는 기개를 지녔다 해도 권력을 누리는 년 수 유지하기가 백년을 넘기기가 어렵다.

호걸과 어질음과 기품을 겸비한 이를 보기가 여간해 드물고, 미모와 의지와 착함을 겸하기가 쉽지 않다.

보은군 탄부면 임한리 작품 속 현장

소나무라고 뇌성과 바람이 비켜가겠는가. 모진 풍파와 맞장 뜨느라 휘어지면서도 절개를 유지하고 서있는 것이 귀하다.

솔솔 가지들마다 내놓은 솔방울까지 어여쁜 완전한 아름다움을 솔숲에서 본다.

잘생긴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안개속의 솔숲풍경을 표현한 畵題 '보은 임한리 솔숲' 작품을 한참이나 구경한다.

그림만으로도 솔숲이 뿜어내는 기운이 장엄하게 느껴진다.

畵題 '보은 임한리 솔숲'은 데생의 일종인 펜화다. 선묘(線描)와 농담(濃淡)이 혼합된 작화기법으로 채색을 쓰지 않고 단색으로 표현하여 품격을 더한다.

밑그림부터 완성하기까지 나무들의 형태에 따라 터치, 명암을 펜 하나로 이루어낸 표현력이 매력이다. 품고 있는 각 소나무들의 모습을 조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놀랍다.

세밀한 사실묘사에 덤으로 수묵화 같은 멋까지 지닌 작품에 매료된다.

정확하면서 어느 순간엔 추상적이고 간결한 표현이기도한 펜화의 날카로움이 멋스럽다.

'묵직한 안개가 숲을 휘감는 보은 탄부면 임한리 송림은 250년 수령의 노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 솔숲의 소나무들은 모진세파에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충북선비들의 기개를 닮은 듯하다.' 라고 임의수 작가가 풀어내는 작품설명 중, 선비들의 기개란 말에 머문다.

선비란 인품과 학식을 갖추고 세속적 이익을 억제하며 온화하고 공손함을 지닌 자를 지칭한다.

지치지만 지치지 않는 기개와 품위, 고결한 멋을 겸비한 자들이니, 솔숲을 이룬 저들을 비교함이 마땅하잖은가.

보은군 탄부면 임한리 작품 속 현장을 찾았다. 자연의 몸매! 논리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도회적인 곳이 아닌, 정서가 넉넉한 소나무나라다.

솔숲을 걸었다. 꽃보다 나은 푸름이 좋다.

일일이 나이테를 보여주지 아니해도 눈어림만으로 알 수 있다.

오늘의 그들이 있기까지 지난하게 견디어 낸 세월의 흔적을…. 골이 깊고 덕지덕지 딱딱한 껍데기를 쓰다듬는다. 휘어지면서도 아름다운 몸매들을 한참 올려다보았다.

솔잎사이로 지나는 바람이 소나무를 흔든다. 소나무들이 바람을 안는다.

매운바람정도는 거침이 없는 위용이다. 할 말이 많던 나를 일시에 덮어 부끄럽게 하며 고요히 산책길을 연다.

히찌삐 뾰로롱, 새가 나들고 바람이 쉬어가는 솔숲끝자락에 짧은 겨울햇살이 내려앉는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벽한 어울림으로 충만하다.

/ 임미옥 기자

◇임의수 작가 프로필

- 개인전 1회, 그룹전 다수

- 충남 민족미술협의회 회원

- 현 계룡시 용남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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