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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2.03 13:02:14
  • 최종수정2015.02.03 13:02:14
'크림빵 아빠' 뺑소니로 불린 사건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10일 새벽 화물차 기사로 일하던 강모씨가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를 말한다

사범대를 수석으로 나와도 교사가 되지 못하는 현실,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가는 가난하지만 소박했던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 낸 사고였다.

위대한 용서와 화해 값지다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컸던 이 사건은 피의자가 29일 밤 자수하면서 19일 만에 해결됐다.

뺑소니 사고 혐의 등을 받고 있는 허모(38)씨는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사건 자체는 안타깝고 슬픈 내용이다. 하지만 이 사건 처리과정은 대한민국 사회에 큰 울림을 던져졌다.

무엇보다 용의자가 붙잡힌 이후 숨진 강모씨의 아버지가 보여준 태도는 위대한 용서와 화해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참척의 아픔 속에서도 피의자를 먼저 생각했다. 피의자 자수 당시 피해자의 아버지는 "자수해서 고맙다. 위로해주러 왔다"며 손을 내밀었다. 죄를 짓고도 죄책감을 갖지 않고, 작은 실수에도 갑질을 해대는 삭막한 세상에서 "그 사람도 한 가정의 가장일 텐데…우리 애는 땅속에 있지만, 그 사람은 이제 고통의 시작"이라고 되레 피의자를 걱정했다.

"사고 당시에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는 피의자의 진술을 듣고 잠시 분노했던 아버지의 두 번째 용서를 택했다. 그는 "용서할 준비가 돼 있으니 진정으로 뉘우쳐라"고 재차 손을 내밀었다. 통 큰 용서다. 어떤 설교, 어떤 설법이 이만한 감동을 줄까.

이 사건의 해결과정과 피의자의 처벌, 피해유족의 용서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진상조사특위 활동을 목전에 둔 세월호의 아픔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결집된 국민들의 힘이 얼마나 위력이 있는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었다.

크림빵 뺑소니 사고는 이웃이 당한 안타까운 사고에 뜨거운 관심과 수사협조에 나선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해결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사고 차량의 CCTV에 찍힌 사진으로는 차량번호는 물론 차종도 식별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컸다.

사범대를 수석으로 나와도 교사가 되지 못하는 현실,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가는 가난하지만 소박했던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각종 매체와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량동호회원들이 전문지식을 총동원해 용의차량 추적에 나섰다. 수많은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시민들의 사건 수사에 높은 관심과 협력에 나서면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사건 초기 일반 뺑소니 사고와 다를 것 없이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던 경찰도 여론의 높은 관심 속에 특별수사본부까지 차렸다. 사고 현장 주변의 모든 CCTV에 대한 조사에 나서 용의차량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수사 과정에서 문제점도 드러냈다.

강모(29)씨의 죽음이 자칫 억울한 사고사로 기억될 뻔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2주일을 훌쩍 넘기고서도 용의자는커녕 용의차량조차 잘못 특정하는 우를 범했다.

엉뚱한 CCTV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차종 4개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유족 측은 줄기차게 제대로 된 현장 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측의 답변은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경찰이 강력계 직원까지 동원해 수사본부를 차리게 된 건 순전히 분노한 네티즌들로 인한 여론 때문이었다.

경찰 구조적 문제는 개선해야

경찰력이 대거 투입된 당일 효과가 나타났다. 결국 이번 사건은 수사력을 집중 투입하면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누구에게나 억울한 죽음이나 사고 앞에서는 '크림빵 아빠' 사연 못지않은 절절함이 묻어 있기 마련이다.

크림빵 아빠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만성적인 수사 인력 부족 탓에 범인 검거에 심혈을 기울여 접근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는 것이 맞다.

여론의 주목을 받거나 상급기관의 질타가 쏟아지는 사건이 아니면 외면하는 악습도 없어져야 한다.

온 국민을 슬픔과 분노에 빠지게 한 사건이니 만큼 명확히 진상을 규명하길 바란다. 확실한 재방방지책도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만 성숙된 대한민국으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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