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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1.29 17:56:25
  • 최종수정2015.01.29 17:56:25

'투명하고 여릿한 사랑이야기'

Oil on canvas 크기 45.5×45.5㎠

조용히 눈을 감고…. 별을 동경하여 꿈을 쫓아가며 무지개를 잡으려고 뛰어다니던 시절을 떠올려 보자.

어둠이 내리는 강변을 한 소녀가 걷고 있다. 소녀는 순정만화주인공이라도 된 듯 고연히 설렌다.

여릿한 사랑을 싣고, 말방울을 울리며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달려올 것만 같아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때다. 꿈인가 생시인가. 백마 탄 왕자는 아니지만 연모하는 이가 정말로 저만치 뚜벅뚜벅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홍옥피부소녀 심장이 쿵쾅거린다. 봉긋한 석류가슴은 금시 파열할 것만 같다.

현실에서는, 그림 속 풍경 같고 영화 같은 그런 일이 쉬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연히 마주친 남학생의 눈길에 의미를 부여하고, 잠을 설쳐가며 분홍빛모래 탑을 쌓았다 허물면서 하루정도 행복했던 투명한 기억들이 우리들에겐 있다.

즙 든 붉은 보석주머니 석류 알갱이처럼 감성이 투명하던 그 시절이 그립다.

순수성의 표상, 반쯤 입 벌린 석류처럼 투명한 의식으로 반짝거리는 상상의 불꽃을 만들던 시절이 몹시 그립다.

창백한 달빛그늘 가슴에 스며들고 지나는 바람에 추억들은 나부끼고… 여릿한 기억들은 실처럼 가느다랗고 은은한 그리움으로 하얀 눈 속에 녹아내린다.

畵題「투명하고 여릿한 사랑이야기」작품은 "정지용의 시 '석류'를 모티브로 여린 사랑의 이야기를 담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작가 정연호님은 설명한다.

'장미꽃처럼 곱게 피어 가는 화로에 숯불· 한 겨울 지난 석류 열매를 보며· 홍보석 같은 알을 한 알 두알 맛보니…·중략.' 정지용의시 '석류' 한 구절을 음미(吟味)해 보자.

그리고 이루지 못한 여릿한 사랑이 생각나거든 하얗게 웃어보는 거다.

막 시작한 사랑의 빛깔이 있다면 붉음이 아닐까.

실제 지용도 이시를 지을 당시 사랑을 시작할 무렵이었다고 전해진다. 여릿한 색깔로 누군가를 연모하는 이의 감성은 잘 조율된 현악기처럼 팽창하다.

툭 건들기만 해도 바르르 떨며 온몸을 열고 시를 노래하고 사랑을 노래한다.

그런 사람정서는 투명하여 분홍풍선이 동동 떠다닌다.

빛 고운 석류를 닮은, 畵題「투명하고 여릿한 사랑이야기」작품이 첫사랑 이야기처럼 설레게 한다.

단단한 껍질에 감싸여 빼곡히 들어찬 석류 과육같이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홍옥주머니엔 투명하고 여린 이야기들이 가득 갇혀 있을 것 같다.

살포시 오므린 입구를 열면 핑크빛 사연들이 터져 날아오를 것 같다.

은밀한 주머니에 담은 연모의 정은 누구를 향함인가. 몰래 감추어둔 여릿한 사랑을 오래 농익히고 곰삭혀 봉긋 터뜨리는 꿈이라도 꾸는 건가.

못내 사모하다 과잉 팽창한 알갱이들이 그리움으로 드리운 붉은 휘장을 찢는 일은 생각만으로 숨이 막히는 황홀한 일이다.

폴 발레리는 이 현장을 반쯤 벌어진 알갱이들이 루비칸막이를 찢는 빛나는 파열이라 감탄했다.

여류시인 이영도는 기어이 터지고야 말, 다스리고 다스려도 못 여밀 가슴속 알알이 익은 추정(秋情)같은 고독이라 정의했다.

시인들은 소름이 돋을 대단한 언어적 묘사로 노래하고, 화가는 붉은 주머니에 갇힌 사랑을 상상하며 그림으로 감각적 성과물을 냈다.

여심을 흔드는 석류가 있고 같은 사물을 두고 아름다움을 지각하는 정서를 언어로 그림으로 다양하게 표출하는 마법사들이 있어 행복하다.

/ 임미옥 작가

정연호 작가

제5회 개인전 / 대전, 서울 2014 스페인-한국미술조망전

Spein/Madrid Ciento y pico

2013현대미술LA Art Festival , LA/ 파크뷰 갤러리

2011 한국의 영역전 러시아/로마노바 갤러리

2010 중.한 시닝 미술작품교류전 중국-청해성 박물관

<현 재>

한국미술협회, 대전국제미술교류회, 신미술회,

신작전회, 창형전, 바끄로회, 회원.

대전 광역시 미술대전, 충북 미술대전 초대 작가,

환경미술협회 대전광역시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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